말배우기 늦어지는 우리 아이, 혹시 청력에 이상?

정유진 기자I 2011.11.24 11:41:47

전문가들, ''말배우기가 늦다면 확인 필요'' 조언도
소아난청 주요 원인 중이염 여부 반드시 알아봐야

[이데일리 정유진 기자] 아이의 말배우기가 유난히 늦다면 부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발달장애 여부를 걱정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말이 늦는 원인은 뇌가 아니라 귀에 있을 가능성도 적지 않기 때문에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게 중요하다.

김희남 하나이비인후과병원 귀전문클리닉 원장은 “중이염이나 난청 등으로 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하는 아이들의 경우 언어발달이 늦을 수 있다”며 “적절한 소리 자극을 받지 못해 지능 발달에도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말배우기가 늦다면 귀 이상 여부를 확인해보는게 좋다”고 말했다.

언어발달이 완성되기 전에 난청이 발생하면 언어를 습득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난청으로 인해 정확한 단어를 듣지 못해 언어발달이 지연되기 때문이다. 생후 6개월부터 3세까지가 지적능력 발달에 가장 중요한 시기다.

이때 소리 자극이 있어야 뇌에서 소리를 듣는 영역이 발달하게 되고 이해를 하는 과정을 거쳐 말을 배우게 된다. 시기를 놓치면 언어발달이 저하될 수 있다.

귀의 이상 여부는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아이가 이름을 불러도 대답하지 않거나 TV 볼륨을 지나치게 크게 키운다면 청력 이상을 의심할 수 있다. 또래보다 6~7개월 이상 언어 습득이 늦거나, 말을 할 때 매번 소리를 질러 의사를 표현한다면 청력에 이상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아이들은 표현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난청을 발견하는 것이 쉽지 않다. 따라서 아이의 행동을 평소 주의깊게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아 난청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 질환은 중이염이다. 중이염은 귓속의 중이(고막과 달팽이관 사이)에 염증이 생기는 것으로, 감기에 걸렸다가 후유증으로 앓는 경우도 많다.

중이염으로 고막 안에 염증성 액체가 고여 있으면 귀속 충만감이 나타나고 청력이 떨어진다. 보통 소리는 고막에서 응집되어 중이를 거쳐 달팽이관으로 전달되는데, 중이가 액체로 가득차 있기 때문에 소리 전달의 효율이 떨어지게 된다.

문제는 중이염 중에서도 감기 후에 발생하기 쉬운 ‘삼출성 중이염’은 통증이나 발열 등의 증상이 없어 병을 알아채기 어렵다는 것이다. 삼출성 중이염은 최소 3개월간 정기적으로 관찰해야 한다.

또 중이염을 자주 앓을 경우 정기적으로 청력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중이염이 재발하는 경우 만성 중이염으로 발전해 안면마비, 어지럼증, 청력 손실 등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희남 원장은 “3개월의 관찰 기간 동안 중이염이 사라지면 문제가 없고 3개월 이후에도 중이염이 지속돼 고막 구조가 변하거나 청력 저하가 발견되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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