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4년 9월 문을 연 이마트 월계점(지난해 매출 2100억원 수준)은 서울 동북부 핵심 매장 중 하나다. 매출 기준으로 전국 120개 이마트 매장 중 현재 2~3위권을 기록 중이다. 주말엔 은평점과 전국 1등 자리를 놓고 엎치락 뒤치락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월계점이 처음부터 주목을 받았던 건 아니다. 5700평의 대형 점포지만, 고객들이 매장 진입에 불편을 겪으면서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자연히 실적도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매출 기준으로 10~20위권을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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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는 금새 나타났다. 한번 두번 매장을 이용하는 고객이 늘고, 매장 환경이나 상품 구색에 대한 입소문을 타면서 매출이 탄력을 받았다. 지난 2006년 `빅5` 매장에 이름을 올렸고, 이후 이마트의 대표 점포로 자리매김했다.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에는 이마트 월계점과 같이 '미운오리' 점포에서 이른바 '백조 점포'로 환골탈태(換骨奪胎)한 사례가 적지 않다. 개점 초반 그저 그런 점포였지만, 주변상권의 변화와 업체 나름의 노력 등에 힘입어 '대박 점포'로 그 위상이 역전된 것이다.
이마트 통영점(05년 6월 오픈)도 이런 대표적인 케이스 중 하나. 시 외곽에 개점한 통영점은 경쟁 점포에 주도권을 뺏기며, 개점 초반 적잖이 고전을 했다. 묘수를 찾던 통영점은 '고객을 위해 직접 발로 뛰어야 한다'는 해법을 내놨다.
일단, 이마트를 찾는 고객들의 발길을 늘리기 위해 점포를 경유하는 버스 노선의 운행 간격을 기존보다 두 배 늘렸다. 물론 이를 위해 직접 버스회사를 설득했다. 또한 버스터미널까지 고객이 구매한 상품을 배송해줬고, 문화센터 강의도 주말 프로그램을 늘렸다.
이런 노력은 통했고, 통영점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25.3%가 늘었다. 내점 고객수 역시 23.7% 증가했다.
롯데마트(롯데쇼핑(023530)) 첨단점(광주광역시)은 전형적인 '대기만성(大器晩成)'형 점포로 꼽힌다. 2002년 10월 오픈할 당시만 해도 매장 주변은 황량했다. 대부분이 공터였던 탓에 매장을 찾는 고객 수는 극히 미미했고, 초반 매출도 형편없었다. 왕복 8차선 대로변에 인접해 있고, 2800여평 규모의 1층 단층매장이란 장점도 무색했다.
하지만 이듬해 주변에 신규 아파트 등이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상황은 순식간에 역전됐다. 점포 주변엔 활기가 넘쳤다. 고객이 점차 늘자, 고객편의 차원에서 마을버스 노선을 유치했고, 별도의 DM을 통한 타겟 마케팅도 강화했다.
결과는 대만족. 첨단점의 매출은 개점 2년차부터 두 자릿 수 성장을 거듭했다. 최근에는 월평균 매출이 100억원대에 육박했고, 이익 역시 수년째 흑자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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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분위기를 반전시키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홈플러스는 일단 지역의 소득수준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씀씀이를 알아야 마케팅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다는 걸 알아냈고, 이를 고려해 가격보다는 품질과 서비스를 높이는 전략을 구사했다. 신선식품의 경우 가격이 다소 비싼 프리미엄급을 타점포보다 15% 이상 강화했다.
여기에 국내외 명품 AV기기와 컴퓨터를 갖춘 초대형 전문 가전매장과 유명 유·아동 브랜드 등을 속속 입점시키며, 고객들의 눈높이를 맞췄다. 특히 높은 소득수준에도 불구하고 문화교육에 대한 혜택이 적다는 점을 감안, 오픈 당시부터 문화센터에 공을 들였다.
이런 각고의 노력은 빛을 발휘했고, 연 매출 1000억원(전체 20~30위권)의 지역 랜드마크 점포로 우뚝서게 했다. 최근 2년간 매출은 평균 10% 이상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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