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브라질과 러시아, 인도, 중국 등으로 구성된 `브릭스`보다 규모가 훨씬 작은 베트남, 잠비아, 우크라이나, 크로아티아 등 이머징 증시가 지난달 12%나 급등, 세계 최대 성과를 기록했다.
◇프론티어 마켓이 뭐길래
`프론티어 마켓`은 스탠더드&푸어스(S&P)가 이머징 마켓 중에서 특히 규모가 작은 22개 증시를 묶어서 만든 신조어. 시장의 추세적 흐름에서 골드만삭스에 밀린 S&P가 될성부른 차세대 주자들을 선별,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낸 것이다.
`브릭스`는 골드만삭스의 짐 오닐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지난 2001년 11월, 브라질 등 신흥경제 4개국이 오는 2050년까지 세계 최대 경제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시장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실제로 브릭스는 높은 성장률과 증시 활황 등으로 세계 투자시장의 흐름을 선도해왔다.
S&P의 선구안은 일단 적중률면에서 성공한 듯 하다. 22개 프론티어 마켓 증시를 집계하는 S&P/IFCG 프론티어 마켓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12개월간 35%나 상승, 모간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 브릭스 지수보다 7%포인트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선진국 대형종목의 대표격인 S&P 500지수는 12% 오르는데 그쳤다.
프론티어 마켓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시장은 어딜까? 프론티어 마켓의 `꽃`은 단연 베트남이다. 호치민 증시의 VN 지수는 올해들어 45%나 뛰어올라 블룸버그가 제공하는 83개 주가지수 중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아래 그래프 참조)
베트남은 올해 남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는 국가. 베트남 정부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8.5%를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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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 수익률..브릭스 대안 시장으로 급부상
주목해야 할 곳은 베트남 만이 아니다. 우크라이나 증시의 PFTS 지수는 같은 기간 37%나 올랐고, 올해 우크라이나 정부는 국영기업 20억달러 규모를 새롭게 상장할 계획이다.
나이지리아 증시도 25% 오르면 작년에 비해 두 배나 뛰어올랐다고 통신이 전했다.
이처럼 프론티어 마켓이 거침없이 달려나가는데는 역설적으로 브릭스의 공이 적지 않았다는게 메릴린치의 분석이다. 투자자들이 브릭스에 흥미를 잃으면서 대체 투자처로 프론티어 마켓에 흥미를 갖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메릴린치에 따르면 펀드매니저들은 지난 4개월만에 처음으로 중국 기업과 인도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투자자들이 시큰둥하기는 러시아도 마찬가지. 달러로 거래되는 러시아 RTS 지수는 지난해 71%나 올랐지만 올해들어 1.3% 하락하며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메릴린치의 스펜서 화이트 전략가는 "일 년 전만 하더라도 조그만 시장인 프론티어 마켓이 브릭스를 앞지를 줄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감탄했다.
◇랠리의 동력?..`싸다..리스크도 매력적`
프론티어 증시가 이토록 활황을 펼치고 있는 배경은 `모자라기 때문`이라고 쉽게 설명된다. 전문가들은 프론티어 마켓에 대해 `모자라는 것이 좋다(Less is More)`는 말로 설명한다. 가치가 점점 올라가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인도나 중국보다 싸다는 점이 투자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는 것.
지난 10년간 프론티어 마켓은 평균보다 18%나 낮은 밸류에이션에 거래돼 왔다고 통신에 전했다.
방글라데시와 불가리아, 서아프리카의 공화국인 코트디부아르, 아프리카 동쪽에 위치한 섬나라인 모리셔스, 슬로베니아 공화국 등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은 지난달 최대폭으로 상승했다.
스위스카토의 패트릭 슈버 증시 전략가는 "프론티어 증시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는 전망이 지배적"이라며 "프론티어 증시의 밸류에이션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투자자들은 이들 국가들의 `리스크`에 오히려 더 매력을 느끼고 있다고 통신이 전했다. 이들 국가들이 그간 정치·경제적으로 불안정한 시기를 지나왔고, 혹은 지금 지나고 있는 개발도상국이지만 이것이 투자자들을 끌어모으는 배경이라는 것.
대표적으로 지난 8년간 경제 침체에 빠져있었던 짐바브웨는 부채를 줄이기 위해 정부가 통화를 찍어내면서 지난달 1594%나 폭등하는 기염을 토했다. 짐바브웨 달러는 지난달 20일 이래 42%나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