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하정민기자] 6일 선물거래소가 야심차게 선보인 통안증권 금리선물 거래량이 예상보다 훨씬 저조하다. 11시 현재 통안선물 총 거래규모는 불과 97계약이다. 상장 첫 날만 가지고 평가하긴 이르다는 지적도 있지만 상장시점, 이론가 등을 둘러싼 문제 외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잡아둘만한 요인이 없다는 점이 더 큰 문제점으로 지적받고있다.
거래가 지지부진한 국채선물옵션도 상장 첫날에는 684계약이나 거래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통안선물의 오전 거래규모는 더욱 초라하다. 외국계 기관의 북 클로징이나 지준일 여파가 있다해도 불안한 첫 거래일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이론가 대혼란..표준 규정 필요
알려진대로 이날 선물거래소에서 제시한 이론가격은 94.75였는데 선물회사들이 자체 계산한 이론가격이 이와 다르다는 것이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선물회사 한 관계자는 "단기금리 3개월 CD로 쓸 것인지 시평테이블의 금리로 쓸 것인지, 보간법을 쓸 때 단순, 로그, 큐빅 등의 어떤 방식을 채택하느냐에 따라 이론가가 조금씩 달라진다"며 "선물거래소에서 통일된 표준 규정을 제시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국채선물도 이론가격이 선물회사마다 약간씩 차이가 나지만 국채선물은 이론가가 5틱 가량 차이나도 금리로는 0.2~0.3bp밖에 안 되지만 통안선물은 1틱차이가 1bp차이니까 당연히 괴리감이 더 크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증권회사 한 매니저는 "통안증권 금리선물의 가장 큰 문제점은 선물의 내재선도금리(bpv)를 구하는 것"이라며 "선물 만기일까지의 현물 금리와 선물 만기일부터 364일 후의 현물 금리를 제대로 구할 수 없는데서 생기는 이론가격 괴리를 어떻게 해결하느냐 여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bpv를 제대로 구하면 국채선물과의 차익거래도 가능하고 헷지도 국채선물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인센티브·수수료 문제도 걸림돌
선물거래소는 초기 시장조성을 위해 선물회사들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키로 `가안`을 내놓았으며 오늘 저녁 6시경에 최종 확정키로 했다. 가안은 12월달에 의무수량 이상을 거래한 선물회사들에게 내년 1월15일까지 500만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한다는 것이다. 의무수량은 이번주의 경우 100계약이고 나머지 두 주일 동안에는 150계약이다.
그러나 이 `가안`이 상장 첫 날인 오늘에도 결정되지 못해 선물회사들의 반발을 사고있다. 지급 인센티브가 지나치게 적다는 항의도 만만치않다.
선물회사 한 중개인은 "고작 500만원의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 의무수량을 채우려는 선물회사는 거의 없을 것"이라며 "돈이 문제가 아니라 유동성이 확보가 안 되는데 돈 되는 국채선물 장사를 놔두고 통안선물에 매달릴 회사가 어디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코스닥50선물의 의무조성에 참가한 선물회사들은 처음 100계약으로 시작해 현재 일중 500계약을 거래해야한다"며 "인센티브가 무려 1억원인데도 초창기 참여한 선물회사, 증권회사들이 많이 떨어져나갔다"고 전했다. 또 "인센티브를 받아도 거래에서 입은 손실 보전이 안 되니까 초창기 참여자의 절반 이상이 떠났다"고 덧붙였다.
다른 중개인은 "현재 통안선물의 `공식적` 수수료는 1건당 8000원으로 책정돼있는데 이 돈을 다 받을 수 있는 선물회사는 없을 것"이라며 "국채선물도 4000~5000원을 받는데 통안선물을 8000원 주고 거래하겠다는 수요가 있을 리 만무하다"고 말했다.
그는 "매니저들도 `수수료가 비싸니까 제일 싼 선물회사를 이용하겠다` 고 말하는 상황이며 선물회사로선 시장 조성에 매달릴 의욕이 더욱 떨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선물 일드커브 조성 급선무..선물 만기 다양해져야
외국계은행 한 딜러는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운 셈"이라며 "금리관련 상품의 기본은 `일드 커브`"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채선물 성공 후 통안채 3개월 선물, 1년물 선물, 5년물 선물 등을 차례로 상장시켜 일드 커브부터 만들었어야했다"며 "이후 어느 정도 시장이 활성화되면 국채선물옵션을 상장시켜 `현물→선물→옵션`이라는 파생상품 시장의 발전 과정을 순조롭게 따라야했다"고 말했다.
투신권 한 매니저는 "초기 유동성은 투기세력이 공급해야하는데 현재로선 투기세력이 들어올만한 매력이 적다"며 "가장 염두에 두고 있는 부분이 수익률곡선 베팅이고 헷지 수요는 말 그대로 헷지인데 유동성이나 가격효율성을 확인 안 하고 들어갈 리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통안선물 상장 전 1년물 은행채 발행과 관련한 헤지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했지만 은행채 발행규모가 얼마나 큰 데 지금 유동성 수준에서 어떻게 은행들이 들어오겠냐"며 "빠른 시일 내에 5년물, 3개월 물 등 다양한 만기의 금리선물을 상장시키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