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주도권 확보하려면 필수"…美빅테크, 원전에 대규모 투자

방성훈 기자I 2024.12.29 13:09:09

MS·아마존·구글·메타 등 핵에너지 전환에 대규모 투자
"빅테크 AI 야망에 2050년 세계 전기사용량 75% 급증"
AI 경쟁서 안정적 전력 공급 중요성↑…"탈탄소도 가능"
원전 산업 부흥 등 미래 에너지 시장 판도도 변화 예상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구글, 메타 등 미국의 주요 빅테크 기업들 간 인공지능(AI) 및 데이터센터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원자력 발전 산업에도 막대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기존 재생에너지보다 원전이 탈탄소 목표를 달성하면서도 안정적인 전력 공급에 더욱 용이하다는 판단에서다.

미국 조지아주 웨인즈보로에 위치한 보글 원자력발전소 3·4호기의 모습. (사진=니혼게이자이신문)


CNBC는 28일(현지시간) “지난 수년 간 재생에너지에 주력해 온 MS·아마존·구글·메타 등 주요 기술기업들이 이제는 핵에너지로 전향하고 있다”며 “핵에너지가 더욱 효율적이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막대한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데이터센터 운영을 위해선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다. 앞서 미 에너지부는 전 세계 전기 사용량이 2050년까지 최대 75% 급증할 것이라며, 기술 산업의 AI 야망이 이러한 급증을 주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CNBC는 “AI 경쟁의 선두주자들은 지속가능성 목표와 에너지 요구가 점차 상충하는 것을 느끼고 있다”며 빅테크 기업들 사이에서 AI 주도권 싸움에서 승리하려면 전력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원전은 태양광·풍력·조력 등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 재생에너지와 달리 24시간 365일 일관된 전력 공급이 가능해 AI모델이나 데이터센터가 필요로 하는 대규모 전력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

이에 따라 원전은 과거엔 발전소 붕괴 및 이에 따른 안전 위험, 광범위한 두려움 등으로 기피하려는 경향이 강했으나, 최근엔 세계 각국 정부는 물론 기업들까지 나서 탈탄소 및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가속할 수 있는 에너지원으로 적극 홍보하고 있다.

구글의 에너지·기후 부문 수석 이사인 마이클 테렐은 “우리는 핵에너지가 많은 이점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탄소 없는 전기(공급)원일 뿐더러, 항상 켜진 채로 작동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라며 “(투자 대비) 엄청난 경제적 영향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래디언트 에너지그룹의 창립자인 마크 넬슨도 “데이터센터는 시카고 전체에서 쓰이는 것과 같은 규모의 전기를 필요로 한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은 필수”라며 “원전이 이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수의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건설·운영할 수 있는 역량 및 자본을 보유한 기업)가 투자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원전 산업이 부흥기를 맞이하는 등 에너지 시장의 판도가 뒤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CNBC는 “데이터센터는 에너지 수요와 생산을 새로운 한계로 끌어올리고 있다”며 AI 시대에는 데이터센터의 폭발적인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원전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미국 조지아파워는 지난해 7월 조지아주 남동부 웨인즈보로에 건설한 보글 원전 3호기의 상업운영을 시작했다. 미 원전 업계 역사상 최악의 사고로 기록된 1979년 스리마일섬 사고 이후 34년 만에 처음으로 신규 원전이 가동한 것이어서 미 원전 산업 부활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잇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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