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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허 의원은 지난 3·8 전당대회 당시 천아용인이 만났던 사진을 올리며 “그때 그 각오, 그때 그 마음으로”라고 썼다.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여러 갈래의 길이 있을 때는 항상 국민을 보고 가야 한다”고 적었다. 김용태 전 최고위원도 회동 사진을 게재하며 “앞으로의 작전이 이해가 간다”고 했다. 이기인 경기도의원은 존 F.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해 “그것이 쉬워서가 아니라 어렵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고 적었다.
이들의 회동은 ‘이준석 신당설’이 가시화하고 있다는 것을 뒷받침한다. 이 전 대표는 11일 KBS ‘정관용의 시사본부’에 출연해 “국민의힘 현역 의원 가운데 나와서 신당을 함께 할 사람이 있겠느냐”는 진행자의 질의에 “당연히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 전 대표는 신당 창당 결정 기점을 12월 27일이라고도 밝혔다.
천 위원장은 이날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이 전 대표가 생각하는 그림에 4명 모두가 공감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국민이 지금 탄핵당한 정당에 5년 만에 기회를 주셨는데 지금 대통령도 주변의 간신들한테 둘러싸여 국민과 멀어지고 있다”면서 “‘이러다가 다 죽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대통령실과 당 지도부의 변화 낌새가 보이지 않아 보수 진영의 공멸을 느꼈다는 설명이다. 이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신당 합류와 관련해 소통 중인 현역 의원들의 명단도 일일이 거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표는 당내 의원들과 직·간접적으로 만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도 이날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이 전 대표와 당내 주류 의원 몇 분 정도가 연락을 했다”며 “당 지도부부터 인요한 혁신위원회까지 총선에 대한 불안감을 안겨줘 그 해소 창구를 이 전 대표에게 찾고 있는 듯 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보수정당의 개혁이라는 것이 국민의힘 내부에서부터 기인했던 것”이라며 “단순히 제3지대 당 밖의 인사들로만 구성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제3지대와 민주당의 비명(非이재명)계까지 확장하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결국 이 전 대표가 신당의 중심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보수 정당으로서의 근본적인 방향성에 공감하지 못한다면 ‘빅텐트’ 구성까지는 어려울 전망이다.
한편 ‘이준석 신당’에 대한 여론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30·31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피플네트웍스리서치(PNR)가 전국 성인 1066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21.1%가 이준석·유승민 신당을 택했다. 민주당은 35.4%, 국민의힘은 32.2%였다.
특히 대구·경북에서는 이준석·유승민 신당 지지율이 30.1%로 국민의힘(29.8%)과 민주당(27.6%)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이준석·유승민 신당은 실제 정당이 아님에도 TK 민심이 반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내 분위기도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에 대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단순한 언론플레이만은 아닌듯하다”며 “이 전 대표와 교류가 있던 의원들끼리 접촉이 있을 수 있으나 그게 탈당까지 이어지기는 어렵지 않을까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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