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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 뭔데" 급증한 마스크 착용 시비, 더 격해졌다…시민 불안 가중

박기주 기자I 2020.08.30 12:55:51

마스크 미착용 관련사건 5~7월 일평균 3.7건→8월 4.8건
8월 들어 구속 사건 5건, 중범죄 늘어나
"마스크 지적했더니 성질만"…불안감은 시민 몫

[이데일리 박기주 공지유 기자] “전철이나 버스에서 마스크 안 쓴 사람을 한 번씩 볼 때가 있는데, 혹시나 해코지 할까 봐 말도 못해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이에 따른 갈등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대중교통에서 마스크 착용을 둘러싼 시비가 폭행 등 범죄로 이어지는 경우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최근 발생하는 마스크 관련 시비가 점차 과격해지는 양상을 보이자 시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경찰은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엄정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27일 오전 서울 지하철 2호선 당산역 인근을 지나는 열차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50대 남성이 마스크 착용을 요구한 승객들을 향해 폭력을 행사하며 난동을 부리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8월 코로나19 재확산에 마스크 관련 사건 급증세…구속만 5건

경찰청은 지난 5월 26일부터 8월 27일까지 발생한 대중교통에서 마스크 미착용 관련 사건은 총 385건으로 집계됐다고 30일 밝혔다. 이중 구속기소된 6명을 포함해 198건이 기소됐고, 145건은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앞서 지난 5월말 전국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화 초기 ‘마스크 착용 시비’가 불거지기 시작한 후 다소 진정세를 보이는가 싶었지만, 8월 코로나19가 빠르게 다시 확산하면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경찰이 관련 사건을 집계한 지난 5월 26일부터 7월 30일까지 발생한 대중교통 마스크 관련 사건은 249건으로, 하루 평균 약 3.7건이 발생했다. 하지만 8월부터는 하루 평균 약 4.8건으로 29.7% 증가했다. 특히 비교적 죄질이 더 나빠 구속까지 된 사건은 8월 14일 이후 5건에 달한다. 이전에 구속된 사례는 6월 한 차례가 전부였다.

신고 건수를 보면 마스크 시비 급증세가 더 눈에 띈다. 서울시가 실내·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 정책을 발표한 후 서울지방경찰청에 접수된 관련 신고는 하루 평균 256건으로, 이전(15건)에 비해 무려 17배 이상 늘었다.

지난 27일 서울지하철 2호철 당산역 부근을 지나던 지하철에서는 한 50대 남성이 자신에게 마스크 착용을 요구하는 다른 승객을 슬리퍼로 폭행하고 이를 말리던 다른 승객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또한 서울 동대문구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요구하는 버스기사의 머리채를 잡고 폭행한 60대가 구속되기도 했다.

24일 오전 지하철 신도림역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마스크 지적했더니 성질만”…불안감은 시민 몫

시민들은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승객때문에 감염이 될까 두려우면서도 폭행 시비로 이어질까 나서기가 어렵다며 불안감을 호소했다.

직장인 김모(36)씨는 “요즘 뉴스에 마스크 관련 대중교통 소동들이 계속 나오는데 괜히 지적을 했다가 시비가 붙을까 봐 피하는 편”이라며 “만약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이 진짜 확진자라면 일이 더 커질 수 있으니 최대한 접촉하지 않는 편이 안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도봉구에 사는 정모(23)씨는 “마스크를 코 밑까지 내린 승객에게 제대로 쓰라고 지적한 적이 있는데 들은 체도 안하고 나중에는 오히려 성질을 냈다”며 “마스크 관련 폭행사건이 계속 일어나는데 괜히 해코지를 당할까봐 무섭다”고 토로했다.

경찰은 시민 불안이 커지자 이에 대한 엄중 대응을 시사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위반하고 방역수칙 준수를 요구하는 주변 사람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불법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 하에 엄정 사법처리할 방침”이라며 “경찰과 시민의 제지에 불응하면서 범행을 지속하는 경우엔 현행법으로 체포하고, 혐의가 무거울 땐 구속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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