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호주 중앙은행(RBA)이 5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2.0%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또 다시 사상 최저치다. 2월 2.25%로 인하한 이후 올 들어 두 번째 금리 인하다.
시장에서도 이미 호주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를 예견했다. 호주 AAP통신이 전날 15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2명이 금리 인하를 점쳤었다.
호주의 최대 수출품인 철광석 가격이 하락하면서 정부의 재정 수입에 타격이 큰데다 호주달러의 가치도 상승해 수출 성장세가 예상보다 느렸다. 이날 발표된 무역수지 적자도 기대치에 못 미쳤다. 호주 통계청(ABS)은 3월 무역수지가 13억2000만호주달러 적자로 예상치(10억호주달러 적자)보다 더 부진했다. 이는 철광석, 석탄 등의 수출 감소에 따른 것이다.
철광석은 공급 과잉과 최대 소비국인 중국의 수요 둔화 등으로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지난 달 철광석은 톤당 46.70달러로 10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호주의 지난해 4분기(10~12월) 경제성장률은 전년동월비 2.5%로 분기별 최악의 성적을 냈다. 전분기 대비로는 0.5% 성장했다.
가치가 상승한 호주달러로 고민거리였다. 글렌 스티븐스 RBA 총재는 “호주 통화 가치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을 뿐 아니라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1호주달러는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한 직후 77.95센트(미화)까지 하락했으나 곧바로 78.98센트 수준으로 반등했다. 이와 관련 스탠 샤무 IG마켓 스트래지스트는 “금리 인하는 이미 시장의 기대와 일치했다”면서도 “추가 완화에 대한 힌트가 없어 마치 완화 사이클이 끝난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금리 인하로 인해 시드니의 집값 상승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쉐인 올리버 AMP캐피탈 이코노미스트는 “시드니의 집값 상승이 우려되지만, 금리는 하나의 도시가 아니라 나라 전체 평균에 의해 결정된다”고 말했다. 시드니를 제외한 다른 지역의 집값 상승은 완만한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