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문연구원은 총 300억 원을 들여 남반구의 칠레와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설치 중인 외계행성 관측시설들이 올해 안에 완료, 내년부터 본격 연구에 들어간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우리나라가 미국이나 유럽연합(EU) 등 천문학 선진국의 관측사업에 참여하는 형태가 아닌 우리나라의 독자사업이다.
KMTNet으로 명명된 이 시스템은 한번에 가로 세로 각각 4도씩의 면적(4도 면적은 보름달 16개 면적에 해당)을 24시간 연속으로 관측할 수 있다. 특히 관측소들이 남극을 중심으로 한 원에서 각각 120도 가량씩 떨어져 360도 면적에 육박하게 관측할 수 있는 세계유일한 광시야 탐색시스템이다. 직경 1.6m의 광학망원경과 3.4억 화소의 전하결합소자(CCD) 카메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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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천문학계는 지금까지 1800여개의 외계행성을 발견했다. 한국 연구진은 이 중 24개를 찾았다. 그러나 지구처럼 기온이 온난하고 크기가 0.5~2배 가량인 ‘지구형 외계행성’은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KMTnet은 은하 중심부를 주요 타겟으로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지구형 외계행성을 찾기 위해 집중 활용된다. 박병곤 천문연 광학망원경사업센터장은 “지구와 비슷한 행성을 찾는 데 성공하면 바로 노벨상 감”이라고 말했다.
천문연은 또 KMTnet의 장점인 광시야 관측을 살려 지구에 접근하는 소행성과 혜성을 발견하고 추락 인공위성의 궤도추적에도 쓸 계획이다. 초신성 폭발현상과 외부은하 관측 등 별과 은하의 진화 연구에도 이용할 방침이다.
한편 천문연은 오는 2020년 실제관측을 목표로 세계 최대인 직경 25m급 관측망원경 ‘거대 마젤란 망원경(GMT)’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다. 한·미·호주 3개국이 총 1조 원 가량을 투입해 칠레의 라스 캄파나스 산 정상에 대형 천체망원경을 짓는 사업이다. 우리나라는 이 프로젝트에 10%의 지분을 가진다. GMT는 미 허블 우주망원경에 비해 10배 이상의 분해능(관찰대상을 상(像)으로 판별하는 능력)을 가졌으며 스펙트럼 분석을 통해 행성의 대기분석 등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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