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대 금융지주회사가 계열사 수를 문어발식으로 늘리며 자산과 몸집을 급속히 불렸지만 체질은 허약하다는 얘기다.
22일 재벌 및 CEO 기업 경영 성과 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7년 1분기부터 2012년 1분기까지 5년간 국내 5대 금융지주사의 겸업 비율을 조사한 결과 총자산에서 은행 자산이 87.5%나 돼 여전히 절대적인 은행 의존도를 보였다.
금융 지주회사의 설립 취지인 겸업의 균형을 전혀 맞추지 못한 채 여전히 은행업무에만 치우쳐 반쪽짜리 지주회사에 머물고 있었다.겸업은 예금과 대출업무를 주로 하는 은행업무와 카드 보험 증권등의 투자업을 함께하는 겸업 경영으로 위험 회피를 위해 양쪽 업무의 균형을 중요시한다.
국내 5대 금융지주사중 은행 의존도가 가장 높은 곳은 KB금융(105560)지주로 총자산에서 은행 자산이 무려 92.9%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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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심각한 문제는 이 기간 5대 금융지주사들은 계열사 수를 52개에서 153개로 3배 가까이, 총자산도 1005조원에서 1530조원으로 52.2% 몸집을 급속히 불렸다는점이다.
총자산이 늘어난 것 자체는 금융의 대형화라는 측면에서 별 문제될 게 없다고 할 수 있지만, 계열사 수를 늘리면서도 자산 증가는 여전히 은행업에 치중돼 미래지향적인 경영을 못하고 있었다.
박주근 CEO 스코어 대표는 “그마나 올해 2월 출범한 농협금융이 가장 은행 자산 비중이 낮았는데, 이는 농협손해보험이 이미 16%대의 자산으로 출발했기 때문”이라면서 “미국 씨티은행등 오랫동안 겸업 업무를 해온 외국 유수금융지주 회사들은 은행과 비은행의 수익 비율을 대략 55대 45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국내 금융 지주회사들과 다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융 지주회사들의 은행 자산 비중이 높다는 점은 쉽게 돈을 버는데에만 관심을 뒀다는 이야기이고, 이는 금융의 선진화에 도움이 안 될 뿐 더러 국가 전체적으로도 좋지 않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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