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3월 15일자 35면에 게재됐습니다. |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사도세자의 죽음은 조선 최대의 궁중비극이다. 지금까지 이에 대해서는 크게 두 가지 학설이 제기됐다. 사도세자 `광증설`, 즉 미쳤기 때문에 아버지 영조가 죽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첫 번째였다. 두 번째는 사도세자가 당시 집권층인 노론세력에 맞서다 자신들의 안위를 염려한 이들에 의해 제거됐다는 `당쟁희생설`이었다.
여기에 서울대 국문과 교수인 저자는 `반역설`을 제기한다. 근거는 사도세자의 비였던 혜경궁 홍씨가 쓴 `한중록`이다. 그간 학계에서 반역설이 제기되지 않았던 것은 학자들이 한중록을 치밀하게 연구하지 않아 사도세자의 반역을 명확하게 읽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사도세자는 실제로 아버지를 죽이려고 행동에 나섰고 권력을 위협받은 아비는 아들을 죽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사도세자의 아들인 정조는 자신의 권력을 위해 즉위 후 `승정원일기`에서 아버지 죽음에 관련된 부분을 삭제했고, 이 과정에서 `당쟁희생설` 등이 제기되며 역사적 진실이 흐려지게 됐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사도세자의 죽음은 역사학계에서 가장 논쟁적인 영역이 됐다. 조선의 르네상스였던 영·정조시대의 치세와는 상반되는 비극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큰 덕이었다.
저자의 주장 역시 흥미롭다. 다만 근거가 되는 한중록에 대해 “한 인간의 내면을 치밀하게 분석한 것은 한중록 이전은 물론이고 이후에도 찾아보기 힘들다. 아무리 천재라 해도 전례 없던 일을 이렇게 적실하게 그리지는 못했을 것이다”고 단언한 것은 선뜻 납득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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