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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發 전세대란 오나..한달새 수천만원 `급등`

김동욱 기자I 2011.07.14 10:46:39

학군수요와 겹쳐 전세시장 광풍 몰아칠 듯
인근 전세시장도 `불안`

[이데일리 김동욱 기자] 강남구 대치동 청실아파트에 사는 주부 A씨는 재건축 이주 기간이 지정되기 전인 지난 6월 이미 전세계약을 마쳤다. 처음엔 되도록 이주비 대출을 늦게 받아 대출이담 부담을 줄일 생각이었지만 치솟는 전셋값을 보면서 조금이라도 일찍 전세를 구하는 게 차라리 이자 부담보다 덜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A씨가 우려했던 일은 현실이 됐다. 지난 6월 초 인근에 있는 선경아파트 전용면적 84㎡를 5억1000만원에 계약했지만, 현재 같은 평형 전셋값이 6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올 하반기 강남에서 시작되는 재건축 이주 탓에 가뜩이나 불안했던 전세시장에 또 한 번 광풍이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1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재건축을 추진 중인 대치동 청실아파트와 리모델링 사업이 진행 중인 우성 2차아파트가 지난 6일과 7일 각각 이주공고를 내고 입주자 이주에 들어갔다. 이주물량은 청실아파트 1446가구, 우성2차가 354가구로 올 하반기 내 1800가구가 새 보금자리를 찾아 떠나야 한다.

문제는 이주자 상당수가 자녀교육 등을 이유로 강남에 머물길 원하지만 공급은 수요를 따라가기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특히 집값 상승 기대감이 떨어져 매매보다 전세로 사람들이 몰리면서 전셋값은 연일 고공행진 하고 있다.

▲ 대치동 청실아파트 전경 사진
대치동 C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세난이 올 초부터 지속하면서 전세입자 대부분이 재계약을 통해 눌러앉은 데다 여름방학 학군수요까지 겹쳐 사실상 공급 자체가 귀한 상태"라며 "한 달 새 수천만원 오르는 일은 놀랄 일도 아니다"고 말했다.

국토해양부 아파트 전·월세 실거래가를 보면 지난 5월 은마아파트 전용 85㎡ 전셋값은 3억5000만원 선이었지만 현재는 4억 초반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평형의 청실아파트 전셋값이 2억 후반대임을 고려하면 옮기는데 1억원 넘는 비용이 드는 셈이다.

아파트 전세물건을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 빌라에 몰리면서 빌라 전셋값도 오름세다. 지난달 방 3칸짜리 빌라 전셋값은 2억5000만원 선이었지만 지금은 5000만원 가량 오름 금액에 거래되고 있다.

수요는 계속해서 발생하는 반면 공급은 여전히 부족해 이주비 대출이 이뤄지는 8월에는 전셋값이 더욱더 상승압박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은마아파트 단지 내 E중개업소 관계자는 "지금은 이주비 대출을 받지 못하는 전세입자 위주로 이동이 이뤄지고 있지만 8월부터 이주비 대출을 통해 집주인들까지 전세수요에 가세하면 그 파급력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전반적으로 전세물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인근으로 전세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고 연쇄적인 가격상승을 동반할 것"이라며 "자식 교육을 마친 세대는 용인,성남쪽으로 옮겨가 이쪽 전셋값도 불안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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