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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1분이면 경매박사)가을철 경매시장 기지개 켜나

강은현 기자I 2004.09.09 10:03:11
[강은현] 9월 7일 남부지방법원 경매3계. 법대서류 열람대가 시장통을 방불케 했다. 영등포구 여의도동 수정아파트 50평형이 6억5000만원에서 한 차례 유찰돼 5억2000만원에 입찰에 부쳐졌다. 빼어난 입지조건에다가 물건의 희소성, 최근의 상승흐름이 맞물려 43명이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낙찰가는 6억9880만원으로 107.5%의 낙찰가율을 기록했다. 한 번 유찰된 물건이 100%를 넘겨 낙찰되는 것은 흔치않은 사례다. 지난달 서울지역 아파트 낙찰가율은 79.2% 였다. 전날 서울 동부지방법원 3계에서는 송파구 잠실동에 있는 우성아파트 32평형이 경매 나왔다. 최저가는 4억1600만원으로 6억5000만원에서 두 번 떨어진 물건이다. 이날 최고 경쟁률인 22명이 치열한 경합을 벌인 끝에 전 유찰가(5억2000만원)를 넘긴 5억3725만원에 낙찰돼 82.7%의 낙찰가율을 기록했다. 최근 서울지역 아파트가 100%를 넘겨 낙찰되는 사례가 거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이례적인 사건이었다. 약 3개월에 걸쳐 숨고르기를 마친 투자자들의 행보가 선들바람과 함께 바빠지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저점에 도달하지 않았나 하는 인식이 확산되는 것 같다. 과거 몇 차례에 걸친 학습이론의 효과도 있고 해서 시장을 선점하고픈 욕심이 앞서는 것 같다. 그러나 경매시장만을 놓고 볼 때는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리는 것 같다. 일반부동산 시장과 달리 법원경매시장에서는 아직도 빼야 할 거품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정확히 지난달 마지막 주를 분기점으로 경매시장에 다시 투자자가 몰리고 있다. 8월 중순 개봉동 현대 아파트(18명, 80%)가 불을 지피자 중앙법원에서는 강남구 삼성동 서광아파트(40명, 80%)가 응수하고 서부에서는 은평구 대조동 삼성아파트(31명, 83%)가 화답하더니 6일 동부지법의 잠실동 우성아파트(22명, 82.7%)를 거쳐 7일 여의도 수정 아파트(43명, 107.5%)가 확실하게 매듭을 지어졌다. 현 시장은 실수요자들에게는 제한적으로 유효한 시장이지만 투자자들에게는 미덥지 못한 장세이다. 결코 추격매수에 나설 시점이 아니라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우리의 적은 경기침체라는 외부의 적이 아니라 나의 조급함이라는 우리 내부에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9월은 경매시장에 많은 변화가 예고되는 달이다. "기간입찰제(원격지 경매)"와 "경매보증보험" 제도 도입으로 경매시장은 또 한차례 지각 변화가 예상된다. 기간입찰제가 결국은 전자입찰제로 가기 위한 디딤돌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법원경매 풍속도 변화가 예상된다. 경매컨설턴트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토지시장도 조금씩 균열 현상이 보이는 것 같다. 신행정수도 후보지가 결정되자 후보지 주변의 "묻지마 낙찰"은 퇴조현상을 보인 반면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반경 10㎢ 외각 지역으로 투자축이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와중에 토지경매사상 최고 경쟁률 물건이 나왔다. 지난 8월 30일 공주지원 경매1계에서 입찰에 부쳐진 공주시 정안면 "임야" 2160평의 입찰경쟁률이 98 대 1을 기록한 것이다. 지금까지는 충청권 등 개발호재 지역에서 50∼60명의 입찰경쟁률을 기록한 사례는 종종 있었으나 한꺼번에 100명에 가까운 투자자가 몰린 예는 처음이다. 최초감정가 939만원에서 가격 경합을 벌여 감정가의 13배가 넘는 1억2300만원에 낙찰돼 1309.8%의 낙찰가율을 기록했다. 평당 4350원짜리 땅이 한 순간에 평당 5만6970원으로 둔갑해 버렸다. 이는 토지경매사상 두 번째로 높은 낙찰가율이나 조만간 선두자리를 탈환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낙찰가율 1위(1326.4 %) 자리를 굳건히 지켰던 경기 광주시 목현동 "임야"의 매수인이 잔금을 납부하지 않아 재매각에 부쳐졌기 때문이다.(오는 10월 4일 성남지원 1계에서 진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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