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대한민국은 ‘미치광이’ 트럼프에 맞설 수 있나?

김성곤 기자I 2024.12.04 05:00:0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달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공화당 하원 컨퍼런스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AP)


[이데일리 김성곤 디지털콘텐츠에디터]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이 눈앞이다. 트럼프는 철저한 장사꾼이다. 날고 긴다는 능력자들이 즐비한 워싱턴 정가의 이단아다. 그 유명한 ‘미치광이 전략’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정치와 국제질서마저 비즈니스 논리로 요리한다. 무모한 도전은 성공했다. ‘아메리칸 퍼스트(American First)’는 대박을 터뜨렸다. 트럼프는 4년 전 실패를 뒤로 하고 환하게 웃고 있다.

트럼프의 재등장은 충격 그 자체다. 세계가 전전긍긍이다. 글로벌 외교안보 지형은 물론 무역질서를 뿌리째 뒤흔들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분쟁, 관세전쟁, 기후변화협약 등 메가톤급 이슈도 그의 말 한마디에 좌우된다. 푸틴, 시진핑, 네타냐후, 젤렌스키, 김정은 등 글로벌 뉴스를 도배하는 스트롱맨들조차 트럼프만큼은 깍듯하게 예우할 정도다.

대한민국은 좌불안석이다. 거대한 불확실성의 벽 앞에서 안절부절못하고 있다. 지도와 나침반을 잃은 군인과 다를 바 없다. 트럼프는 대선 기간 중 한국을 ‘머니머신(현금 제조기)’이라고 불렀다. 안보에서 무임승차하는 부자나라 대한민국을 더 이상 봐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수출로 먹고사는 대한민국은 최대 위기다. 트럼프의 공언대로 관세무기화나 각종 보조금의 폐지·축소시에는 반도체, 배터리, 자동차 등 주력산업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도 화두다. 재협상 압박이 거세지면서 주한미군 철수·감축 카드가 나올 수 있다. 트럼프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브로맨스를 과시해왔다는 점에서 북미대화 재개 여부도 변수다. 북미가 밀착하면 대한민국은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가 아닌 이방인으로 전락할 수 있다.

트럼프는 내년 1월 20일 제47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한다. 50일이 채 남지 않았다. 대한민국은 과연 트럼프에 맞설 준비가 돼 있는지 의문이다. 미국이 기침을 하면 대한민국은 감기가 아니라 중병에 걸릴 정도다. 한국경제의 앞날을 비관한 동학개미들은 서학개미로의 변신을 완료했거나 서두르고 있다. 흔히 말하는 ‘민생경제’는 최악이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도 IMF나 코로나 때보다 더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최근 환율불안과 가계부채 위험에도 기준금리를 0.25% 인하했다. 내년 한국경제가 그만큼 어렵다는 의미다. 특히 1%대 경제성장률은 과거 오일쇼크, IMF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 팬데믹 시기를 제외하면 없었던 일이다.

미 대선은 예고된 이벤트였다. 올초 대한민국 거의 모든 지식인들은 ‘트럼프 리스크’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대비를 주문해왔다. 이후 상황은 절망적이다. 내우외환의 위기에도 집안싸움만이 지속됐다. 20대 대선 이후 이어져온 승자의 포용도, 패자의 승복도 없는 무의미한 전투였다.

‘기우(杞憂)’는 하늘이 무너질까 쓸 데 없는 걱정을 한다는 뜻이다. 트럼프가 몰고올 퍼펙트스톰은 정말 기우일까. 대한민국이 직면해야 할 불편한 진실에 모두가 눈을 감고 있다. 도대체 언제까지 불가능한 탄핵과 구속에 나라 전체가 매달려 있어야 하나. 트럼프 앞에서는 이 모든 것도 조족지혈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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