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11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17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국민건강영양조사는 흡연, 음주, 영양, 만성질환 등 500여 개 보건지표를 산출하는 대표적인 건강통계조사로 1998년에 도입해 매년 1만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다.
◇흡연율 통계 집계 시작한 1998년 이후…음주지표는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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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흡연율은 22.3%로 통계를 시작한 199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흡연율은 2005년 30% 아래로 떨어진 뒤 담뱃값 인상이 있었던 지난 2015년 22.6%로 저점을 찍었다. 하지만 이듬해인 2016년 23.9%까지 다시 올랐다가 작년에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이는 지난해부터 시행된 흡연경고 그림 효과가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또 정부의 금연구역 확대 등도 흡연율 하락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성인 남자 흡연율 역시 38.1%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성인 남자 흡연율은 지난 2014년 43.2%에서 담뱃세 인상이 있었던 2015년 39.4%로 급감했지만 2016년 다시 오르면서 40.7%를 기록했다.
오경원 질병관리본부 건강영양조사과장은 “해외에서도 담뱃값 인상 후 흡연율이 내려갔다가 다시 오른 뒤 안정세를 찾는다”면서 “이번 흡연율 감소는 담뱃값 인상과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소매점에 깔린 흡연경고 그림 효과가 더해진 결과”라고 말했다.
여성 흡연율은 6.0%로 전년 6.4%보다는 소폭 떨어졌다. 다만 담뱃값 인상 당시인 2015년 기록했던 5.5%보다는 높다.
음주 수준은 비슷했다. 남자 두명 중 한명(52.7%), 여자 4명 중 1명(25.0%)은 월 1회 이상 폭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 기록했던 남자 53.5%, 여자 25%와 유사한 수준이다.
다만 지난해 19세 이상 성인이 최근 1년간 한달에 1회 이상 음주를 한 수치를 말하는 월간음주율은 62.1%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남자는 74%로 전년 75.3%보다 소폭 줄었지만 여자는 50.5%로 처음으로 50%를 넘어선 것은 물론 전년 48.9%보다도 상승했다.
유산소 신체활동 실천자는 2명 중 1명(남자 50.6%, 여자 46.6%)으로 최근 3년 간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하루 에너지 섭취량은 남자 2239kcal, 여자 1639kcal로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에너지 섭취량 중 지방이 기여하는 비율은 2005년에 20.3%였으나 지난해 22.5%로 증가했고, 같은 기간 탄수화물은 64.2%에서 62.4%로 상대적으로 감소했다. 나트륨 섭취량은 2005년 276.8%에서 지난해 183.2%로 감소했지만 여전히 목표섭취량(2000mg)의 두배 수준을 기록했다.
아침을 결식하는 비율은 27.6%로 전년과 크게 변동이 없었다. 반면 외식(음식업소음식) 비율은 2005년 20.9%에서 2016년 28.2%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도 29.5%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30대 남성 운동부족에 비만·고혈압 증가 등 건강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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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비만율은 34.1%로 전년보다 0.7%포인트 낮아졌다. 남자 성인 비만율은 전년 42.3%보다 낮아진 41.6%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40% 이상을 유지했고, 여성 비만율은 26.4%에서 25.6%로 소폭 떨어졌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안질환조사 결과 40세 이상 주요 안질환 유병률은 당뇨망막병증(당뇨병 유병자) 19.6%, 나이관련황반변성 13.4%, 녹내장 3.4% 등으로 나타났다.
안질환 유병자 중 자신에게 질환이 있는지 알고 있는 사람은 나이관련황반변성 3.5%, 녹내장 25.8%로 매우 낮았고 당뇨병 유병자 중 합병증 확인을 위해 안저검사를 받아본 사람은 23.5%에 불과했다.
권준욱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은 “만성질환으로 사회적 부담이 늘어나고 있어 비만, 흡연, 음주 등 건강위험행태 개선을 통한 만성질환 예방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국가차원의 비만관리대책을 적극 이행하고 흡연율 감소 성과를 이어가기 위해 금연구역 확대, 담배 광고·판촉행위 규제 등 비가격 금연정책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