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 홈쇼핑’ 신설 문제는 정부 내에서도 이견이 컸던 터라, 업계는 물론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이끄는 새경제팀 내부에서도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정부는 12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제6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유망 서비스산업 육성 중심의 투자활성화 대책’을 확정· 발표했다.
대책에 따르면 정부는 2015년 상반기 중기제품과 농수산물 전용 ‘공영 홈쇼핑’ 채널을 신설한다. 소위 공영홈쇼핑에서는 초기 창업기업 및 중소기업의 창의·혁신상품을 수용하고, 기존 홈쇼핑사에 비해 낮은 판매수수료율을 책정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인 승인 계획은 미래창조과학부가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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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만 해도 2009년부터 2011년까지는 매년 20%이상 성장하다 2012년 이후에는 한자리 수 성장으로 하락한 뒤 올해 상반기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상황을 감안했을때, 정부가 시장 실패를 이유로 공기업과 비슷한 공영홈쇼핑을 출범하는게 옳은가 하는 논란이 크다.
김성철 고려대 교수는 “그나마 세계 시장에서 돈을 벌어오는 곳이 온라인 게임과 홈쇼핑인데 온라인 게임은 규제로 막고 홈쇼핑은 공급 과잉으로 몰아가면 우리에게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을 수 있겠느냐”면서 “중소기업을 살리는 것은 즉자적인 방법으로 되는 게 아니라 중소기업 자체의 경쟁력을 높여야 하는 것이다. 이는 행정편의주의적인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세계 어느 민주주의 국가도 홈쇼핑 산업을 공영화한 사례는 없다”면서 “시장경제를 신봉하는 새경제팀이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정치적인 안배로 해석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TV기반 상거래 사업자가 12개로 늘어나면서 시청자들이 상거래 방송에 노출돼 시청권을 침해받을 가능성도 있다. 20번대 이하의 황금 채널에 종편4개, 홈쇼핑 7개, 지상파 9개가 포진하면서 광고상품 방송이 넘쳐날 우려다. 게다가 정부는 ‘공영TV홈쇼핑’ 승인과 함께 T커머스 활성화를 위한 규제완화를 올해 말까지 추진하기로 했다. 최악의 경우 12개 TV기반 상거래 채널들이 황금채널을 독식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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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홈쇼핑 선정에 반대해 온 미래창조과학부는 입장 전환 이유를 묻는 질문에 “공정위, 기재부 등과 긴밀하게 협의한 뒤 이번에 발표한 것”이라고 답했다.
최재유 미래부 정보통신방송정책실장은 공영의 의미에 대해 “기존 6개 홈쇼핑사들은 중기전용(홈앤쇼핑)은 다르지만 민간 자본으로 운영된다”면서 “공적인 성격의 자본이 들어와서 이익추구 보다는 판매 수수료 낮춰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하는 것이고, 대주주등의 문제에 대해서는 공청회 등을 통해 최종 승인 계획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편 미래부는 기존 홈쇼핑 정책을 뒤엎으면서 KTH 등 T커머스 사업자들에 대한 방송법령 위반 시정명령과 규제 강화에 주춤하는 모습이다. T커머스 사업자에 대한 실시간 편성 금지 등을 풀어줄 것인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오용수 방송정책과장은 “연말까지 법제를 정비해 방송법과 IPTV법의 상이한 규제를 일원화하겠다”면서 “KTH나 태광그룹 계열의 아이디지털 홈쇼핑에 대해서는 현행법상 역무 차별화 전제로 하는 것이고, 사업자들이 어떻게든 차별화해서 진행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