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서울대공원에서 지난해 8월 코뿔소가 우리에서 탈출했다가 사육사들이 진압하는 과정에서 쇼크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2일 서울대공원에 따르면 지난해 8월 5일 오후 7시께 수컷 흰코뿔소 코돌이(35)가 열린 내실 문을 거쳐 사육사들이 있는 조리·공구실로 들어왔다.
7평 남짓한 공간에 진입했던 이 코뿔소는 흥분해 사방 벽을 마구 들이받았고, 이에 사육사들이 대형 선풍기와 물포를 쏴 흥분을 가라앉히려 했으나 난동 후 4시간가량 지난 당일 오후 11시께 심장마비로 숨졌다.
공원 측은 사망한 코뿔소를 공원 내 대동물사 부근에 파묻고, 경찰과 소방서에는 알리지 않았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코돌이가 흥분해 있었기 때문에 마취총을 쏘지 않았고, 열이 너무 올라 쇼크사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동물사 밖으로 나간 게 아니었고 내실 옆 창고까지 들어간 것이어서 따로 알릴 필요가 없었다”며 “희귀종인 흰코뿔소가 죽었기 때문에 환경부에는 작년 10월에 보고했다”고 해명했다.
흰코뿔소는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 부속서에 등재된 멸종 위기 동물이다.
그러나 코뿔소 탈출 사건 역시 지난달 24일 시베리아 호랑이 ‘로스토프’가 탈출과 마찬가지로 내실 문 관리가 허술했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확인돼 서울대공원 측의 안전 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서울대공원 측은 코뿔소 탈출 사건 때 왜 내실 문이 열려 있었는지 조차 확인하지 않았고 시설보수 또는 담당자 문책 조치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공원은 최근 호랑이 탈출 사고 후 모든 우리의 출입문 잠금장치와 안전시설의 정상 가동 여부를 확인하고 시설 확충을 위한 예산을 배정받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