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 만나러 가야 한다" 비행기서 내리는 승객 24%↑

한규란 기자I 2013.07.22 10:38:07
[이데일리 한규란 기자] 최근 승객들이 비행기에 탔다가 다시 내려달라고 요청하는 사례가 크게 증가해 다른 탑승객과 항공사에 피해를 주고 있다.

대한항공(003490)은 지난 1~6월 승객이 항공기에 탑승한 후 스스로 내려달라고 요청하는 ‘자발적 하기’ 사례가 52건에 달한다고 22일 밝혔다. 작년 한해 총 84건의 사례가 발생한 점을 고려하면 전년 대비 약 24% 증가한 수치다.

자발적 하기는 보통 항공기에 오른 직후나 출입문을 닫고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이동하는 도중에 발생한다. 자발적 하기를 요청한 이유를 보면 ‘개인적인 사유’가 무려 37%를 차지한다.

‘남자친구와 통화하다 싸워서 지금 만나러 가야 한다’, ‘다른 항공편에 일행이 있으니 그 항공편으로 갈아타겠다’, ‘탑승하기 전에 놓고 온 소지품을 찾아야 한다’, ‘술이 덜 깨 속이 불편해 못 타겠다’, ‘앉은 좌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등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가 대부분이다.

공항과 항공사는 승객이 항공기에서 내리겠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면 보안 검색을 위해 다른 탑승객까지 하기시켜야 한다. 만약 항공기가 활주로로 이동하는 도중 내리기를 원하는 승객이 있으면 탑승구로 다시 돌아가야 하며 탑승객 모두 각자의 소지품과 휴대 수하물을 들고 내려야 한다. 또 공항 보안관계기관 직원과 승무원이 하기를 요청한 승객의 좌석 근처를 중심으로 위험물이 있는지를 검색하고 이상이 없으면 승객들을 다시 태운다.

이러한 보안 검색과정을 거치면 국제선은 2시간, 국내선은 1시간 이상 지연된다. 항공사는 재운항을 위해 추가로 항공기에 기름을 채워야 하고 승객들이 다시 탑승하는 데 드는 지상조업 비용과 각종 인건비 등 추가 비용도 발생한다. 실제로 대형 기종의 항공기가 출발한 후 다시 탑승구로 되돌아 오면 그 손실액은 수백만원에 달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자발적 하기 사례가 들면서 다른 승객이 큰 피해를 입는 만큼 무책임하게 하기를 요청하는 사례는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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