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경계영 기자]박원순 서울시장은 22일 “엄청난 예산이 필요한 서울시의 모든 재해를 완전히 해결해 놓으라는 요구는 무리한 것”이라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박 시장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취임하고 10개월이란 짧은 시간 동안 안전한 서울이 되도록 노력해왔다”며 이처럼 말했다.
박 시장이 이처럼 억울함을 호소한 것은 지난 15일 시간당 60㎜의 집중호우가 내린 서울 강남역 일대가 2010년 이후 3년째 물에 잠기자 일부 언론은 ‘서울시는 지난 1년간 뭐했냐’는 비판을 쏟아낸 데 따른 것이다.
박 시장은 “강남사거리를 이용하는 시민들과 차량이 많은데 이런 침수와 불편을 끼친 것에 대해 사죄한다”고 전했다. 그는 “일본과 홍콩까지 다녀오면서 이들 나라와 도시의 산사태 방지, 수해방지대책을 참고했다”며 “책상에는 산사태와 침수지역 해결을 위한 논의 자료로 모아놓은 스크랩이 수천페이지에 이른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예산은 부족했지만 수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 점을 강변했다. “매년 침수피해를 입는 수해침수 취약지구가 34개가 있고 다 대비하려면 수십조원이 넘는 돈이 들어가야 한다”며 “서울시 한해 예산이 20조원, 채무가 20조원인 재무상황을 물려받았지만 전임 시장이 매년 평균 3046억원을 쓴 것에 비해 거의 두배가 되는 5815억원을 산사태방지와 침수재해방지비로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임시장이 빗물에 침투되지 않는 화강석 보도를 만드는 디자인사업에 열중했던 것 대신 저는 레인가든을 만들고 저류시설을 만들라고 한다”며 “그간 외형에 치우친 시정을 내실있게 다지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산사태가 난 우면산을 수십번의 전문가 회의를 거쳐 공사하고 별도로 만든 산지방재과에서 전수조사하고 대책을 강구토록 했다고 설명했다. 신월동의 대심도터널, 서울대 부근의 저류조, 광화문의 저류조 등을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또 강남역 일대의 침수를 막으려 하수관거와 저류조를 확장·신설하고 올 안에 서초빗물펌프장 증설할 것이라며 침수문제를 해소하기에 물리적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홍콩 공무원이 공공기관이 전지전능한 것도 아니고 이런 산재방지에 시간이 걸리니 시민에게 이해를 구하고 지나치게 완벽을 기대하지 않게 하라는 ‘기대관리(Expectation Management)’에 대해 말했다”며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