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투자)미국의 재정적자와 인플레이션

하상주 기자I 2009.06.10 12:20:00
[이데일리 하상주 칼럼니스트] 드디어 미국 중앙은행의 장이 미국의 재정적자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이대로 가면 통화정책마저도 어려워진다고 말이다. 그리고는 결국 소비를 줄이고, 세금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의 재무부 장관은 중국에 가서 반드시 재정적자를 줄이고, 중국이 미국에 투자한 원본이 깨지는 일은 없도록 할 테니 믿어 달라고 부탁했다.

과연 미국의 재정적자는 줄어들 것인가?

그럴 수가 없다.

우선 국회가 세금을 올릴 것인가? 어려운 일이다. 소비를 줄이라고? 지금과 같은 불황기에 소비를 줄이라고? 페드의 저금리 정책은 소비를 줄이기 위한 정책인가? 아니다. 소비를 늘리기 위한 정책이다. 지금의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려면 자산의 가격이 올라가고 소비가 늘어나야 한다. 당연하지 않은가? 그래서 페드는 그런 정책을 펴고 있지 않는가? 그래서 올해 크리스마스 이전에는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지 않는가?

그리고 또 중앙은행의 장은 부채를 돈으로 바꾸지 않겠다고 했다. 이것이 무슨 말인고 하면 정부가 국채를 발행하면 이것을 중앙은행이 돈을 찍어서 사주지 않겠다는 말이다. 또는 금융기관이 보유한 자산(개인이나 기업 또는 금융기관이 발행한 부채)을 가지고 중앙은행에 오면 중앙은행이 이를 찍어낸 돈으로 사주지 않겠다는 말이다.

이것은 지금 중앙은행이 이미 행하고 있는 일을 앞으로는 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이다. 지금 중앙은행은 바로 그렇게 하고 있으면서 말이다.

이렇게 해서라도 가라앉는 신용을 살리고 유동성을 풍부하게 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디플레이션을 잡아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주식시장이 올라가고 다시 주택가격이 올라가야 하는 것이다.

떨어지는 집값의 하락과 워싱턴과의 싸움, 자본주의 시장원리와 워싱턴의 싸움은 결국 부채의 감소가 아니라 부채의 증가로 가고 있다. 민간 부채는 아니더라도 정부의 부채 증가로 말이다. 이것이 바로 정부가 버블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이것을 보고 경기가 다시 살아난다고 말하고 있고, 주식시장의 바닥은 지나갔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워싱턴의 정책이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한다. 결국 중앙은행은 그 목표를 이룰 것이다. 이 많은 부채를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인플레이션이다. 여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모른다. 금 가격이 다시 올라가고 원자재 가격이 다시 꿈틀거리는 것이 그 증거다.
 
[하상주 가치투자교실 대표]

*이 글을 쓴 하 대표는 <영업보고서로 보는 좋은 회사 나쁜 회사(2007년 개정판)>의 저자이기도 하다. 그의 홈페이지 http://www.haclass.com으로 가면 다른 글들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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