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글로벌 기업들의 ‘하청’ 수준에 머물던 국내업체들이 뛰어난 기술력을 발휘하면서 점차 세계시장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다는 평가다.
10일 식음료·의류업계에 따르면 해외에서 기본기술을 들여와 응용·개발한 제품들이 본국으로 역수출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
지난 2005년 프랑스 아웃도어 브랜드 `라푸마`를 도입한 LG패션(093050)은 지난 봄시즌부터 의류, 등산복, 배낭을 본국인 프랑스로 역출하고 있다.
`라푸마`는 출시 이후 국내 등산 매니아들을 위해 제품 기획과 디자인, 생산에 이르는 전 과정을 자체적으로 진행해 왔다. 이미 첫 출시이후 홍콩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 한국 라푸마 제품을 역수출했다.
이번 프랑스 수출은 한국의 라푸마 제품이 아시아 지역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데 고무된 프랑스 라푸마 그룹의 요청으로 시작됐다.
지난해 방한한 라푸마 그룹 필립 조파드 회장은 “상당수 제품이 디자인뿐 아니라 기능면에서도 프랑스 제품 이상으로 뛰어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올해 아시아 총괄지부를 통해 정식으로 수출을 의뢰했다.
라푸마 설주택 차장은 “프랑스 본사에서도 한국에서 생산된 제품들에 대해 색상, 실루엣, 피팅감 등 디자인 면에서 프랑스보다 더 과감한 시도를 한 점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며 “특히 기능성면에서도 현지 등산가의 안목을 충족시킬만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LG패션은 향후 샤모니 지역의 반응을 지켜본 뒤 프랑스 전역까지 수출 범위와 물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의류뿐 아니라 다양한 업종에서도 한국에서 기획, 생산된 제품을 해외로 역수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미국 유명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기능성 과일음료 스무디 킹의 `스무디즈코리아`는 한국에서의 경영 노하우를 미국 본사에 역수출하고 미국의 플로리다 지역 운영권도 함께 획득했다. 향후 5년안에 플로리다 지역에 50여개 점포를 세울 예정이다.
신세계(004170) 관계사인 스타벅스코리아도 지난해 6월 ‘레드빈 프라푸치노’를 아시아 각국 매장에서 선보였다. 이는 우리나라 팥빙수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스타벅스코리아 직원들의 제안을 통해 미국 본사 음료팀이 2년여의 연구와 개발을 통해 내놓은 제품.
‘그린티 라떼’ 또한 본사와 공동연구로 개발한 제품이다. 지난 2006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국내에 출시된 후 다음달인 2월부터는 스타벅스 본사가 소재한 미국과 캐나다 등지에서 판매되고 있다.
영국 최대 유통회사 테스코도 국내 ‘홈플러스’ 브랜드를 도입, 지난 2005년 영국 맨체스터 인근에 ‘홈플러스` 한국형 매장을 오픈 했다. 테스코는 영국에서는 생소한 복층 구조와 지하주차장의 한국식 매장형태뿐만 아니라 IT시스템과 문화센터 등 한국의 우수한 시스템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지난 2005년 첫 번째 매장 오픈 이후 약 2년 만에 7개 매장으로 늘었다.
유통업계 한 전문가들은 "한국의 디자인과 기술, 기획력이 세계시장으로 조금씩 확대돼 고무적인 현상"이라며 "향후 국내 기업들이 세계시장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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