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기침체+ 中 긴축정책→ 글로벌 경제 `먹구름`

양이랑 기자I 2008.01.14 10:52:28

"中 긴축, 경기하강 부를 수 있어"
"미 경기둔화와 맞물리면 中 성장엔진 꺼져"
중국정부, 아직은 느긋…"정부예산 늘어 여력 충분"

[이데일리 양이랑기자] 미국 경기 침체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는 가운데 중국도 급성장에 제동이 걸려 글로벌 경기에도 영향이 예상되고 있다고 14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무역흑자가 축소되고 자금 공급이 감소함에 따라 13년동안 최고의 성장을 보여온 중국이 후퇴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물가 안정을 위해 긴축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경제의 침체 가능성이 부각,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중국 경제에 이중고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매사추세스 렉싱턴 소재 글로벌인사이트의 나리먼 베라베시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기 침체와 이로 인한 수출 타격으로 중국 경제가 경착륙하게 된다면 글로벌 경제도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中 긴축정책, 美 경기침체와 겹치며 성장동력 둔화 조짐

지난해부터 중국 정부는 국제 무역수지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성장과 인플레이션을 제어해왔다. 금리를 6차례 인상한 것을 비롯해 신용 규제와 일부 상품의 가격 동결, 위안화 절상 등을 추진해왔다.

이 와중 미국이 경기 침체에 근접하자 세계 경제의 주요 엔진인 두 경제가 글로벌 성장 동력을 둔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홍콩 소재 JP모간체이스의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 프랭크 공은 "중국이 과도한 긴축정책을 펼치고 있어 급격한 경기 하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중앙은행(인민은행)이 금리를 지나치게 높게 올리면 내수에 찬물을 끼얹고 경제 침체 위험을 고조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미국이 11년래 가장 큰 물가 상승을 경험하는 동안 중국은 11.5%의 경제성장률을 보였다. 세계 경제성장에는 17% 기여했다.

◇美, 中 수출의 19% 차지..미국 경기 하강 `직격탄`

중국과 미국 경제는 밀접하게 연결돼있다. 홍콩 HSBC의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 취 홍빈은 "미국은 중국 수출의 19%를 차지하기 때문에 미국 경제의 냉각은 중국 경제의 물가 억제 정책에 설상가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도이체방크 AG의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 마 준도 "1%의 미국 경기 둔화가 중국의 수출 증가율을 4% 깎아내리고 GDP를 0.5% 감소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중국은 최근 생산설비 투자가 크게 늘어 수출이 줄어들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순 밍춘 리먼브러더스의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생산설비 투자의 급격한 증가로 높은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24%의 생산설비 증가는 설비 과잉을 가져왔고 이는 수출 감소에 취약한 구조라는 지적이다.
 
◇逆으로 글로벌 경기 둔화가 中 경제 발목 잡을 수도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경기 침체를 필두로 한 글로벌 경기 둔화가 중국의 성장률을 깎아 내릴 것이라는  상반된 전제의 내용을 보도했다.
 
이 배경으로는 중국이 `의도`는 했었지만 예상치보다 저조했던 무역흑자가 꼽혔다. 중국은 작년 12월 무역수지 흑자가 전문가 예상치 245억달러를 밑도는226억9000만달러로 집계됐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이는 중국이 국제 무역수지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추진한 긴축 정책과 세금 정책 외에 중국 정부측에서 통제할 수 없는 글로벌 경기 둔화라는 변수가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다수 이코노미스트들은 "현재 긴축정책 기조는 방향을 잘 잡아가고 있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가 심화될 경우 중국의 무역흑자 증가율은 올해 10~25%로 내려앉을 수 있고, 심지어는 증가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中 정부, 성장률 여전+외환 다변화..`걱정 없다`
 
한편 중국 정부측은 현 상황을 일단 관망하고 있다.
 
지난해 경제 성장률 11.5%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5% 가량으로, 이 부분을 제한다하더라고 9%대의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최근 세수 증가로 정부 예산이 늘어나 경제 성장을 자극할 여력이 충분히 있다는 전망이다. 
 
인민은행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무역 흑자가 근시일 내에 줄어들겠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무역 거래에서의 외환 다변화로 글로벌 무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국지적 경제 하강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이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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