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인(57) 경희대 비교문화연구소 교수는 최근 서울 마포구 밀리의서재 본사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언어와 씨름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생각도 함께 발전하고 성장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밀리의서재를 통해 ‘디스킬 제너레이션’을 출간한 김 교수는 AI에 의존해 업무를 처리하면서 정작 자신은 아무런 생각도, 인지 활동도, 노력도 하지 않는 일이 흔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전에는 할 줄 알던 일도 더이상 하지 못하게 되는 ‘디스킬링’(deskilling·탈숙련)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김 교수는 “AI의 미래가 어떻게 전개될지는 아무도 모른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더 많은 지식의 밑천을 쌓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
AI 시대에 그가 가장 중요하게 꼽는 것은 ‘생각하는 힘’이다. 그 바탕이 되는 언어력은 단순한 읽기와 쓰기 능력, 즉 문해력에 머무는 개념이 아니다. 읽고 쓰는 과정에서 생각을 정리하고, 타인과의 토론을 통해 사고를 확장해가는 전 과정을 아우른다.
김 교수는 이 같은 언어력을 기르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으로 ‘혼자 읽기’보다 ‘함께 읽기’를 제시했다. 그는 “독서와 독해, 소통, 협업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이 결국 인간의 사고력과 경쟁력을 키우는 핵심 역량”이라며 “서로 다른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 책의 내용을 n분의 1씩 나누고 대화할 때 시간 대비 효율이 극대화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AI에 질문 한 번으로 손쉽게 답을 얻는 이른바 ‘딸깍’이 일상이 된 시대일수록 경쟁력은 그 너머의 차별성에서 나온다고 진단했다. 이를 위해서는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확장된 언어력’이 필요하다. 그는 “회사가 원하는 인재는 평균적인 80점짜리가 아니라 차별화된 95점, 100점짜리”라며 “평생 학습을 이어가는 사람만이 AI 시대에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
김 교수는 앞으로 ‘취향 지능’이 새로운 경쟁력이 되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봤다. 그가 말하는 취향은 정해진 선택지 가운데 하나를 고르는 소비 행위가 아니라, 남보다 먼저 좋은 것을 알아볼 줄 아는 능력이다. 그는 “유행은 추종하는 것이고, 취향은 선도하는 것”이라며 “앞으로는 기술력뿐 아니라 새로운 취향과 경험을 제안하는 안목이 더 큰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방한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과 가졌던 ‘깐부치킨 회동’, ‘삼소 회동’(삼겹살·소주 회동)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김 교수는 “이는 단순한 식사 자리가 아니라 취향과 스토리텔링이 만들어낸 상징적 장면”이라고 언급했다.
김 교수는 AI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인간의 성장 훈련이 소홀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2023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16~65세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한국의 언어력과 수리력은 모두 OECD 평균을 밑돌았다. 그는 “읽기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인지적 성장기(7~12세)에 시간과 노력을 들여 훈련해야 얻을 수 있는 능력”이라며 “처음부터 계산기나 엑셀을 쥐여주면 기본적인 연산 능력을 잃듯, 성장기에 AI부터 쓰게 하면 기본적인 사고 훈련을 놓칠 수 있다”고 말했다.
생각이 얕으면 질문은 피상적일 수밖에 없고, AI 역시 깊이 있는 답변을 내놓기 어렵다. 김 교수는 “기계의 발전과 별개로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얼마나 길렀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면서 “기본적인 사고력과 집중력, 이해력 없이 기계에만 의존하는 것은 건강한 성장을 가로막는다”고 강조했다.






!["성과급 주려고 DX에서 DS로 이동?"…삼성 "사실무근"[only 이데일리]](https://image.edaily.co.kr/images/vision/files/NP/S/2026/06/PS26060901248t.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