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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005930)의 태블릿 신제품 ‘갤럭시 탭S9 울트라’(14.6인치)를 1주일간 사용해보고 내린 결론이다. 그간 성능과 사용성 측면에서 노트북(랩탑)을 더 선호해왔던 기자의 편견을 처음으로 흔들리게 했다. 화려하진 않지만, 소비자들이 원했던 부분에 충실했다는 느낌이다. 특히 향상된 화면을 통한 엔터테인먼트 시청 몰입감에서 강한 매력을 느꼈다.
디자인은 전작(갤럭시 탭S8 울트라)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다. 외관상 달라진 건 후면 카메라와 S펜 부착 부분 등 2가지 정도다. 후면 카메라는 ‘갤럭시S23’ 시리즈부터 바뀐 물방울 형태의 디자인을 계승했다. ‘갤럭시 기기’만의 통일성 측면에서 긍정적인 변화다.
또 전작에선 S펜의 후면 부착 시 펜촉이 카메라를 향해야만 제대로 자리를 잡았는데, 이번엔 어느 방향에서 부착해도 떼어지지 않았다. 사소하지만 사용자들의 불편함을 개선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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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빛이 많은 곳에서 넷플릭스와 유튜브 영상 콘텐츠를 시청해 봤는데 미묘하지만, 시인성이 높아진 것이 느껴졌다. 예컨대 영상내 암영부의 선명도나 밝기, 대비 등이 전작에 비해 좋아져 장시간 영상 시청 시 이 차이점을 더 크게 느낄 수 있었다. 영상과 화면에 더 몰입하게 해주는 ‘사소한 차이’라고나 할까.
‘갤럭시 탭S9 울트라’는 기본으로 S펜을 제공한다. 이번 S펜은 0.7mm의 얇은 펜촉으로 정교한 필기가 가능하고 실제 종이에 쓰는 것 같은 필기감이 만족스러웠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탭S9’ 시리즈부터 애플 ‘아이패드’ 사용자들이 극찬해왔던 필기앱 ‘굿노트’를 기본 탑재했다. ‘굿노트’ 때문에 ‘아이패드’를 사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로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앱이다.
삼성전자도 ‘굿노트’ 호환을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하지만, 실제로 사용해보니 기본 갤럭시 노트앱이 더 편해 ‘굿노트’만의 이점을 크게 체감하진 못했다. 현재 베타버전이라서 그런지 S펜의 지우개 버튼도 사용할 수 없는 등 아직 불완전한 모습들이 보여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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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냉각용 부품인 ‘베이퍼 챔버’가 ‘갤럭시 탭’ 시리즈 최초로 탑재됐고, 최신 AP가 고사양 게임이나 작업을 할 때 빠르게 열을 식혀주기 때문이다. 보통 발열이 심하면 부하가 걸리는데 고사양 게임을 장시간(1시간) 돌려봐도 성능을 유지했다. 또한 ‘갤럭시 탭’ 시리즈 최초로 IP68 방수방진도 지원해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순간에 사용할 수 있게끔 기기의 완성도를 높인 것도 장점이다. 애플의 ‘아이패드’의 경우 이정도의 방수를 지원하지 않는다.
다만, 가격대는 전작대비 다소 비싸졌다. ‘갤럭시 탭S9 울트라’는 옵션에 따라 가격대가 159만8300원~240만6800만원이다. 전작의 가격대가 137만8300원~190만8500원이었음을 감안하면 큰 폭의 인상이다. AP의 개선과 각종 성능 향상을 감안하더라도 소비자 입장에선 아쉬운 대목이다. 그럼에도 ‘아이패드 프로’ 12.9인치형의 가격대가 172만9000원~277만900원인만큼, 애플보다는 여전히 저렴하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애플은 올 1분기 글로벌 태블릿 시장에서 점유율 35.2%를 기록하며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23.1%로 2위다. 태블릿 시장에서 양사 간 격차가 상당하지만, 최근 들어 삼성전자의 기세가 무섭다. 애플은 지난해 38%에서 35%로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는 18%대에서 23%로 끌어올린 상황이다. 이번 ‘갤럭시 탭S9’에 대한 초반 평가가 좋은 만큼, 삼성전자가 올 하반기 태블릿 시장의 점유율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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