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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이번엔 흑해 상선에 ‘경고 사격’…“군용화물선 간주”

김영은 기자I 2023.08.14 10:01:25

러 “무기 운반 여부 검사하려던 경고였을 뿐”
우크라 “흑해 모든 민간 선박 위협한 것”
러, 곡물협정 종료 후 우크라 항만 집중 공격

[이데일리 김영은 기자] 러시아 군함이 흑해를 지나는 상선에 경고 사격을 가했다. 지난달 흑해곡물협정 탈퇴 후 우크라이나 해역으로 향하는 모든 선박을 ‘잠재적 군용화물선’으로 간주하기로 경고한 데 따른 조처다.

러시아 해군 전함의 사격 모습.(사진=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러시아 정찰용 군함 바실리비코프함이 우크라이나 오데사주 다뉴브강의 이즈마일 항구로 향하는 팔라우 국적의 선박에 자동으로 무기를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가 (무기 운반 여부를) 검사하기 위해 선박에 정지 요청을 내렸으나 해당 선박이 따르지 않았다”며 “선박을 강제로 정지시키기 위해 자동 무기로 경고 사격을 가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군은 상선을 정지시켜 검사를 마친 뒤 상선의 항해를 허용했다. 상선은 현재 불가리아 해안 인근에서 루마니아의 술리나 항구로 이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탈리아 휴메니우크 우크라이나군 대변인은 이날 현지 방송을 통해 “(러시아군의) 성명은 흑해의 모든 민간 선박에 대한 (위협) 신호가 될 수 있다”며 “운송과 항해는 국제적인 (안전) 보장 아래 수행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러시아는 지난달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길을 보장하는 흑해곡물협정을 파기한 이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세를 이어왔다. 협정 종료 후 같은 달 20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해역에 접근하는 모든 선박을 ‘잠재적 군용화물선’으로 간주한다”며 “흑해 국제 수역의 남동부 및 북서부 지역은 당분간 항행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구역”이라고 경고했다.

이후 러시아는 이달 초와 지난달 말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주 다뉴브강 항만에 공격을 가했다. 지역 항구의 곡물 저장고를 비롯한 건물 여러 채가 파괴됐고, 수출용 곡물을 싣기 위해 항구에 온 선박의 선적과 운항이 모두 중단됐다. 다뉴브강은 러시아가 봉쇄한 흑해를 우회하는 곡물 수출 경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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