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두현 수석연구위원은 24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김정은이 오늘내일 정말 가족상봉(?)을 하느냐, 아니냐는 중요한 게 아니”라면서 “향후 한반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파급영향을 살피고 대안을 짜야 한다. 지랄 같은 상대와 극적인 스토리를 이끌어내는 것이 협상”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누차 이야기하지만, 나는 분석가이지 역술가가 아니다”며 “파급영향을 살피고 대안을 만들 뿐이다. 영역이 다를 뿐 그들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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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 같은 정보분석을 감안할 때 이번 김정은 건강이상설은 그 이전과 다른 3가지 특이한 추세가 보인다고 했다. 먼저 북한 매체의 반응을 꼽았다. 차 연구위원은 “최고존엄의 신상에 관련된 무례한 억측에 대해 지나치게 쿨하게 대등한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 위원장으로부터 친서를 받았다고 밝힌 지 하루도 안돼 반박했던 때와 다르다는 설명이다. 또 지금처럼 외신까지 가세해 ‘위중’이라고 단언한 보도는 없었다는 점을 들었다.
이어 북한 지도층의 대외메시지에 대해서도 “(김 위원장의 동생)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성명도 그렇고, 김정은 친서도 그렇고 오락가락한다”며 “최종적인 조율자가 없거나, 그(김정은)가 역할을 하지 못 한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의 위중설 보도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에도 주목했다. 차 연구위원은 “영어 ‘false’(틀린)와 ‘incorrect’(부정확)의 차이”를 지적하며 “트럼프는 CNN 보도가 ‘incorrect’(부정확)하다고 언급했다. 그 수준이 correct(정확)하지 않은 점에 대해 성질을 내면서도 구체적 설명을 피했다”고 말했다. 또 김정은의 건강을 ‘확신’(assure)하는 것이 아니라 ‘hope’(희망)한다고 언급한 점에 대해서도 “뭔가는 있다는 느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혀 근거 없다는 소리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모든 정보를 ‘별일 없을 거야’로 치부하는 사고로 접근하지 말라”며 “정보분석은 선호의 문제가 아니고 대응을 위한 기초작업의 영역”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만약 김정은이 어디 기별이 갔고, 그게 2~3월 경이라면, 그리고 아직 그에 걸맞은 권력구조 조정을 못했다면, 그의 공백기간 정책결정은 지난해 말~1월 초 들어선 hard-liner(강경파)들이 한다. 그게 가장 큰 잠재적 위험”이라고도 했다.
차 연구위원은 “누가 아파서, 누가 어떻게 돼서 남북 교류협력이 어렵고 그래서 성과가 안 난다고 하면 그것은 철저한 초짜이고, 아마추어 스토리”라면서 “지랄 같은 상대와 극적인 스토리를 이끌어내는 것이 협상이다. 협상은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아울러 “어거지로 구걸하거나 줍는 것이 아니다. 권력 엘리트라는 시스템이 아닌 김정은 개인에 몰빵했다면 그것은 순진하거나 바보라는 이야기”라고도 지적했다.
“북한 내부에 특이 동향이 없다”고 재차 밝히며 사태 진화에만 몰두한 정부를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모두 긍정적인 면만을 볼 때도 누군가는 항상 알람 울릴 준비를 해야 한다”면서 “그게 ‘레드팀’의 몫이고, 위기관리팀의 핵심이다. 그 준비가 안 되어 있으면 김정은이 건강해도 불안한 거다. 정보해석을 가지고 장난 치지 말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