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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2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200원 중반대를 중심으로 등락할 전망이다. 미·중 무역분쟁과 관련한 추가적인 악재가 최근 부진한 가운데, 미국과 중국 당국 등이 부양책을 예고하면서 아시아 시장에서 투자 심리가 나쁘지 않은 상태다. 전날 원·달러 환율이 11거래일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는데, 이날은 소폭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급여세와 자본소득세 등에 대한 다양한 감세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전날(19일)까지만 해도 백악관은 “(급여세 인하를) 현 시점에서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그런데 하루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감세안을 고려하고 있음을 시인한 것이다.
이는 미국 행정부가 최근 불거진 경기침체 공포를 인정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불러오는 재료이긴 하다. 다만 동시에 최소 얼마 동안은 미국 경제를 다시 한 번 진작시킬 수 있는 호재로 평가된다.
미국 외에도 최근 글로벌 주요국들은 다양한 경기진작 방안을 내놓고 있다. 중국이 그 중 하나다. 중국 정부는 최근 시중금리 인하를 유도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지난 17일 대출우대금리(LPR) 제도를 개혁했는데, 이는 기업의 대출금리를 인하하려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전날인 20일 중국 인민은행이 1년 만기 LPR을 기존 대출금리보다 0.1%포인트 낮은 4.25%로 고시한 것이 그 방증이다. 사실상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 시장의 판단이다.
이 같은 글로벌 정부들의 경기 진작 노력에 반응해 전날 아시아 증권시장은 전반적으로 호조였다. 코스피 시장도 마찬가지였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무려 14거래일 만에 유입 전환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화가 소폭 강세를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은 그래서 나온다. 다만 23일로 예정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잭슨홀미팅 연설에 시장의 관심이 워낙 쏠려 있는 만큼 원·달러 환율 하락 폭이 크지는 않을 수 있다. 달러화 저가 매수 세력이 유입된다면 1200원 후반대 등락까지도 가능해 보인다.
20일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205.3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95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208.30원)와 비교해 2.05원 하락한(원화 가치 상승)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