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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옛 연습실은 잊어라”‥LoL 단일팀 위한 4개층 초호화 센터 가보니

노재웅 기자I 2019.06.02 13:07:12

국내최초 e스포츠 전문 트레이닝센터
한화생명e스포츠 ‘캠프원’ 가보니

캠프원 외부 전경. <사진=한화생명e스포츠 제공>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아침 10시, 트레이닝센터로 출근해 라커룸에서 연습복으로 옷을 갈아입는다. 지하 피트니스룸으로 이동해 1시간 동안 퍼스널 트레이너와 함께 체계적인 운동을 한다. 점심시간, 체계적인 식단으로 식사를 마친 이후에는 전용 연습구장에서 오후 내내 땀을 흘리며 훈련에 매진한다. 훈련 중 잠시 휴식이 필요한 순간, 쾌적한 휴식공간으로 이동해 마사지를 받고 내려온 뒤 자신을 인터뷰하러 찾아온 모 기자와 함께 프레스룸에서 대화를 나누며 하루를 마친다.

어느 구기종목 유명 구단의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하는 프로선수 A의 하루를 묘사한 것처럼 보이는 이 모든 일정. 사실은 리그오브레전드(LoL) 프로팀 한화생명e스포츠 선수들이 국내 최초의 e스포츠 전문 트레이닝센터 ‘캠프원’에서 보내는 일과를 소개한 것이다.

지난달 30일 정식 개관한 캠프원을 직접 찾은 결과, 그동안 e스포츠 바닥에서 “e스포츠도 다른 프로스포츠와 동등한 스포츠”라는 외치던 것을 드디어 한국에서도 몸으로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시설이 생겼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고양시 일산 모처에 지하를 포함한 총 4층 규모로 세워진 한화생명e스포츠의 트레이닝센터 ‘캠프원’. 예전 한화생명 선수들은 물론, 국내 LoL 팀 모두가 숙소와 한 공간에 마련된 연습실에서 숙식과 연습을 병행하는 것과 달리 이제 한화생명 선수들은 따로 떨어진 숙소에서 이곳으로 출근해 하루를 시작한다.

2층 라커룸에서 옷을 갈아입다 만난 한화생명의 탑라이너 ‘트할’ 박권혁은 “이전과 다르게 매일 출근해 연습복을 입고 하루를 시작하니 매일 새롭게 마음을 가다듬게 되고, 몸도 훨씬 가볍다”고 소감을 전했다.

지하 1층 트레이닝룸과 캠프홀(다목적실). e스포츠 선수들에게 적합한 신체와 정신 교육을 곁들여 제공하는 공간이다. <사진=노재웅 기자(위), 한화생명e스포츠 제공>
트할 선수는 특히 남들보다 하루를 조금 더 일찍 시작한다고 한다. 바로 지하 1층에 마련된 피트니스룸에서 개인 운동을 하기 때문이다. 현재는 개관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자율적인 개인 운동에 머물러 있지만, 구단은 곧 전문 트레이너를 붙여 e스포츠 선수에 적합한 운동 교육을 제공할 예정이다.

같은 지하 1층 공간 피트니스룸 바로 옆에는 다목적실로 불리는 캠프홀이 있다. 약 50석의 좌석이 마련된 홀에서는 e스포츠 선수들의 소양을 기를 수 있는 전문 정신교육 등이 이뤄진다.

1층 로비 접견실 전경. 강현종 감독과 선수단은 이곳에서의 전폭적인 구단 지원 아래 한화생명의 이름이 새겨진 트로피를 전시하는 것이 목표다. <사진=노재웅 기자>
1층으로 올라가면 로비 접견실에 번쩍이는 트로피 2개가 전시돼 있다. 한화생명이 인수 전인 과거 락스 타이거즈 시절에 거머쥐었던 우승컵들이다. 강현종 감독과 선수단은 이곳에서의 전폭적인 구단 지원 아래 한화생명의 이름이 새겨진 트로피를 전시하는 것이 목표다.

바로 뒤편에서는 선배 1군 선수들의 뒤를 쫓아 매진 중인 육성군 선수들을 위한 별도의 연습실에서 앳된 얼굴을 한 육성군 선수들의 훈련이 한창이었다.

1층 카페테리아에서 선수들이 다 같이 모여 식사를 하고 있다. 다양한 간식과 음료, 과일 등이 상시 준비돼 있으며, ‘일산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식단이 이곳의 자랑이다. <사진=노재웅 기자>
1층에 마련된 카페테리아에서는 선수들이 다 같이 모여 식사 또는 다과를 즐긴다. 선수들과 구단 관계자들이 입을 모아 칭찬한 일산 최고의 ‘김치찜 맛집’. 직접 먹어보니 서울 종로구의 유명 김치찜집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맛이 훌륭했다.

2층 입구부터 라커룸, 1군 연습실로 이어지는 공간은 그야말로 종로 LCK 아레나의 축소판이라 할 정도로 실전 감각을 키우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사진=노재웅 기자(위1), 한화생명e스포츠 제공(아래 2, 3)>
2층은 트레이닝센터의 핵심 시설인 1군 연습실을 비롯해 라커룸과 감독실, 스트리밍룸, 라이브러리 등이 마련돼 있다.

1군 연습실은 실제 리그가 열리는 종로 LCK 아레나의 완벽한 축소판이다. 라커룸을 지나 문을 열고 들어서면서 어둡게 바뀌는 실내조명과 5대5 양쪽 진영으로 나뉜 공간은 철저히 실전 환경에 초점을 맞춰 설계된 모습이다.

연습실 내에서 다른 선수들과 한 데 섞여 진행했던 스트리밍 방송도 이제는 전용 공간에서 서로의 방해 없이 진행할 수 있다. 3개의 스트리밍룸은 파란색의 크로마키로 배경이 이뤄져 있어 후보정과 특수효과 삽입에 용이하도록 만들어졌다.

3층은 ‘웰니스 에어리어’ 전경. 65인치 대형 TV와 고급소재의 소파, 3개의 간이침대 및 안마의자, 보드게임 테이블 등 LoL 훈련으로 지친 심신을 달래줄 수 있는 모든 시설을 구비했다. <사진=노재웅 기자>
3층은 여느 별장의 최고층에 올라와 있는 듯한 인테리어를 갖춘 ‘웰니스 에어리어’가 존재한다. 65인치 대형 TV와 고급소재의 소파, 3개의 간이침대 및 안마의자, 보드게임 테이블 등 LoL 훈련으로 지친 심신을 달래줄 수 있는 모든 시설을 구비했다.

한화생명e스포츠 강현종 감독은 오는 6일 개막을 앞둔 서머시즌, 이곳 ‘캠프원’에서의 체계적인 지원과 훈련을 통해 더 나아질 경기력과 성적을 약속했다. 강 감독은 “아무래도 (이러한 시설 지원에 대한) 부담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라며 “하지만 성적에 대한 책임과 부담은 이전과 동일하다. 스프링에서는 새로운 선수들끼리 합을 맞추는 단계였다면, 서머에서는 정제된 팀컬러를 보여주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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