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중년 이상 남성의 최대 고민거리 중 하나인 전립선 비대증 치료에 인삼이 효과적이란 연구결과가 나왔다. 만약 사람을 대상으로 현재 진행 중인 임상연구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얻어지면 인삼은 전립선 건강 개선을 돕는 국내 첫 건강기능식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4일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인삼특작부 김영옥 박사팀에 따르면 전립선 비대증을 인위적으로 유발시킨 실험동물(쥐)에 인삼(쥐의 체중 ㎏당 200㎎씩)을 먹였더니 4주 뒤 알파교감신경수용체가 억제되고 전립선 비대증 증상이 완화됐다. 이 연구결과는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의 공식 영문 학술지인 ‘INJ’(International Neurourology Journal) 최근호에 실렸다.
김 박사는 “전립선 비대증 환자의 소변 줄이 약해지도록 하는 물질인 알파교감신경수용체를 인삼이 억제시킨다는 것이 이번 연구에서 확인됐다”며 “우리 연구팀이 수행한 또 다른 동물실험에선 인삼이 5알파환원효소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5알파환원효소는 전립선 비대를 유발하는 물질이므로 이 효소를 억제하면 전립선 비대증의 진행이 느려지고 전립선이 작아진다. 김 박사는 “전립선 비대를 일으키는 두 주요 성분인 알파교감신경수용체와 5알파환원효소를 인삼이 모두 억제한다”며 “인삼이 억제시킨 두 성분은 전립선 비대증 환자가 현재 복용 중인 두 기본 약의 주성분”이라고 소개했다. 전립선 전문의들은 전립선 비대증 환자에게 남성호르몬 분비를 줄여 전립선 비대를 막는 약(5알파환원효소 억제제)과 교감신경의 아드레날린 분비를 막아 배뇨(排尿)가 원활해지도록 유도하는 약(알파교감신경수용체 억제제=알파차단제)을 흔히 처방한다.
김 박사는 인삼의 전립선 비대증 예방ㆍ치료 효과를 입증하기 위한 연구를 6년 째 수행 중이다. 2012년엔 “인삼이 전립선 비대증을 개선시킨다”는 내용을 담은 특허 등록도 마쳤다.
김 박사는 “전립선이 커져 고통을 받고 있는 약 40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도 경희대 한방병원과 함께 3년 째 하고 있다”며 “최종 결론은 올 가을 쯤에 나올 것은 예상하는 데 감이 좋다”고 밝혔다.
그는 사람 대상 연구에서 긍정적인 결과나 나오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인삼의 새로운 기능성(전립선 건강 개선) 추가 인정 신청서를 낼 계획이다. 현재 식약처가 ‘전립선 건강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인정한 기능성 성분은 북ㆍ남미에 서식하는 허브(herb)인 소팔메토(톱야자, Saw palmetto) 정도다.
서부 아프리카의 향신료로 현지에선 기니 고추ㆍ악어 고추로 통하는 멜레구에타 고추(Melegueta pepper)와 국내에서 자생하는 장구채 등이 전립선 비대증 개선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식물들이다. 이 두 허브엔 인삼의 대표 웰빙 성분인 사포닌이 들어 있다.
김 박사는 “인삼이 전립선 비대증의 치료는 물론 예방에도 이로울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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