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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용운 기자]“그때는 유럽의 민주주의나 자본주의 등 그들의 가치가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인 줄 알았다. 그러나 유럽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유럽 편은 거의 새로운 내용이 됐다.”
1500만부가 팔린 베스트셀러 ‘먼나라 이웃나라’가 25년 만에 다시 쓰이고 그려졌다. 이원복(66) 덕성여대 석좌교수가 동서독 통일과 동구권 몰락, 유럽통합과 중국의 부상 등 근래 일어난 격동의 역사를 보며 1987년 당시 원고를 폐기하고 3년여에 걸쳐 1만2000컷에 달하는 원고를 바꿔 그린 개정판을 냈다.
2일 서울 정동의 한 식당에서 만난 이 교수는 “제목 그대로 ‘새로 만든 먼나라 이웃나라’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1981년부터 6년간 소년한국일보에 연재된 ‘먼나라 이웃나라’를 묶어 1987년 처음 책을 냈다. 이후 1998년과 2003년 개정 시기에 맞춰 도표와 수치, 통계를 보강해 수정했지만 여전히 마음에 걸렸다. 초판 집필 당시 유럽 선진국들을 동경과 감탄 어린 시각으로 바라봤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어서다. 하지만 이제 한국은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를 고루 발전시켰고 유럽은 서서히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또 동양적인 가치들이 서구사회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 교수는 “동양의 관용이 서양에서 가치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이런 변화를 개정판에 오롯이 담아내려 애썼다. 특히 신경을 더 쓴 국가는 1975년부터 10여년 간 유학생활 한 독일이다. 독일은 1989년 베를린장벽이 무너지면서 통일이 됐다. 이전의 독일편이 나치 만행에 무게 중심을 두었다면 이번에는 나치 만행을 반성하고 동서독이 통일을 이루는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
14권이 출간된 ‘먼나라 이웃나라’는 올해 12월 ‘스페인’ 편으로 15권 시리즈가 마무리된다. 이 교수는 “이후에는 지역별로 역사를 묶어내는 ‘가로세로 세계사’ 집필에 전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