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멕시코에서 뇌물 스캔들을 일으킨 월마트의 지배구조에 대해 기관투자가들이 칼을 빼들기 시작했다.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월마트 주식 470만주를 보유하고 있는 뉴욕시연금펀드가 다음달 1일에 있을 월마트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이사 5명에 대해 반대표를 던지기로 했다.
이번에 반대표를 받게 되는 이사는 투자은행인 윌리엄스캐피탈그룹의 최고경영자(CEO)이기도 한 크리스토퍼 J. 윌리엄스, 매리엇인터내셔널 CEO인 안 M. 소랜슨, S. 로빈슨 월튼 이사회 의장 등이다.
다른 주주들이 이 연금펀드의 반대표 행사에 동참할지 알 수 없지만, 뉴욕시연금펀드의 반대표로 월마트 이사들은 불안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또 이같은 반대표가 다수가 되지 못하더라도 회사측에는 무시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 어떻게 대처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욕시연금펀드 관계자들은 "그동안 월마트에 대해 법적이고 규제적인 관행들을 잘 지켜달라는 요구를 강화해왔지만, 이런 요구가 성공적이지 않았던 만큼 이사들에 대해 반대표를 던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2005년에도 월마트는 불법 체류자들을 싼 임금에 고용하고, 3개주에서는 미성년자를 고용해 법을 어기는 등 문제를 일으켰다. 당시 뉴욕시연금펀드 등 다수의 기관투자가들은 회사측에 규제 준수 여부를 감독할 독립기관을 고용하도록 요구한 바 있다.
최근 미국에서 주주들의 주주권 행사가 적극적으로 변하고 있는 가운데 대부분 주주들의 반대표는 고위 경영진의 연봉과 관련된 것으로, 이처럼 이사들에 대한 반대표는 이례적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