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 덴파사르=이데일리 손희동기자]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일부 개선된 경제지표에 안주해선 안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윤증현 장관은 4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아개발은행(ADB)총회 기간 중 기자들을 만나 "한국이 가장 먼저 금융위기를 탈출할 것이라는 외신보도가 나오고 있긴 하지만 아직 마음을 놓을 단계는 아니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해외 외신에 한국이 부정적으로 비춰졌지만 최근에는 외평채 발행 성공이나 계속된 국제수지 흑자 등 펀더멘털이 나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호흡을 가다듬을 때지 낙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진단했다.
윤 장관은 국내소비 부진과 설비투자의 감소, 그리고 아직 전년대비 20%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수출 등을 예로 들었다.
윤 장관은 "주요 경제지표들이 계속 하강국면을 그리고 있어 아직 회복국면으로 보지는 않는다"며 "굳이 표현하자면 조심스러운 낙관"이라고 설명했다.
실업률 증가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조만간 실업자가 100만명이 넘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무엇보다 청년실업이 늘고 있어 문제라는 것.
그는 "추경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사회안전망 구축에 나설 것"이라며 "우선 중소기업과 서민 지원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경제회복을 동시에 기대해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와 함께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 제고를 강화해 나갈 뜻임을 밝혔다. 아시아 역내펀드인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의 출연이나 IMF의 재원확충 참여도 이같은 작업의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국제기금에서의 지분 참여 확대는 중요한 문제"라며 "우리 경제 규모에 걸맞는 역할을 할 수 있는 지위를 부여받은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또 "수치만 보고 너무 많은 것 아니냐 할 수 있는데 이는 수치만 보고 얘기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치에 걸맞는 역할과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은 CMI에 전체 출연규모의 16%인 192억달러를 지원키로 했으며, IMF 대출 재원에도 추가로 100억달러를 부담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자본증액에도 1억7200만달러를 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