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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美경제)②손성원 "스태그플레이션 확률 50% 이상"

김기성 기자I 2007.12.21 11:30:03

저성장-고물가 가능성..경기침체 확률은 50%
주택 이어 상업용도 우려..금융부실 `진행형`
금리, 상반기 두차례 25bp↓..美 증시 `견조`
-손성원 LA한미은행장

[뉴욕=이데일리 김기성특파원] 미국 경기에 정통한 이코노미스트 손성원 LA 한미은행장은 "내년 미국 경제가 저성장과 고물가를 동시에 수반하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에 빠질 가능성이 경기침체(recession) 가능성 보다 높다"며 그 확률을 50% 이상으로 전망했다.

▲ 손성원 LA 한미은행장
손 행장은 또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주택경기가 내년 하반기에 가야 바닥을 칠 것"이라면서 "그동안 괜찮았던 상업용 부동산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높고, 금융권의 부실 문제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미국의 내년 4분기 경제성장률은 잠재성장률인 3~3.5%를 크게 밑도는 2%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손 행장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내년 상반기에 두차례 더 25bp씩의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며 "연방기금 금리가 궁극적으로 연 3.75%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고 있는 손 행장은 최근 edaily와 내년 경제전망을 주제로 전화 인터뷰를 가졌다.

◇美 경기침체 가능성 50%..`3대 악재` 단시간내 해결 어렵다

손 행장은 내년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을 50%로 제시했다.

그는 주택경기침체, 신용위기, 고유가 등 이른바 `3대 악재`가 단시간내 해결될 수 없는 문제라는 점을 그 배경으로 들었다.

손 행장은 특히 "주택경기침체가 소비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집값이 100달러 떨어지면 소비는 4달러 줄어들 정도로 주택경기가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하다"고 강조했다. 

고유가와 관련해서도 "지금까지는 미국 경기가 괜찮았기 때문에 고유가의 영향을 상쇄할 부문이 있었지만 내년에 경제성장률이 낮아지면 그러한 버팀목이 없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주택경기침체 등의 여파는 제조업 등 실물경제에 이미 파급됐다"고 진단했다.

손 행장은 `주택경기침체→소비 위축→고용 위축→소비 위축→주택경기침체 가속화..`의 악순환 고리가 당분간 되풀이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미국 경제에서 긍정적인 요인은 달러 약세에 따른 수출 호조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수출이 10억달러 늘어나면 고용창출효과는 2만명에 달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손 행장은 "미국 경제의 부정적인 요인과 긍정적인 요인을 함께 감안하면 내년 4분기 경제성장률은 올해의 2.5%에서 2%로 낮아질 것"이라며 "하지만 초반에는 1%대로 떨어지기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은 경기침체 보다 더 높다

손 행장은 "인플레이션이 4~5%에 이르고, 성장은 1~2% 수준에 머무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은 경기침체 가능성보다 더 높다"고 전망했다.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인 3~3.5%를 크게 밑도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고조될 요인들까지 지니고 있다는 진단이다.

인플레이션 압력 증가 요인으로는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고유가 ▲임금 상승 등을 꼽았다.

손 행장은 "세계의 풍부한 유동성을 감안할 때 각국 중앙은행은 금리를 올려야 하지만 신용위기 등 부분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금리를 내리고 있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기에 고유가는 지속되고 있고, 달러 약세 추세가 이러한 고유가 현상을 더욱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미국의 막대한 경상수지 적자와 연준의 금리인하, 미국 경제성장률 하락 등을 고려할 때 달러 가치는 장기적으로 하락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 행장은 또 "실업률이 낮아 임금이 올라갈 가능성도 여전히 많다"면서 "임금은 소비자물가지수에서 65%를 차지하는 항목이다"고 말했다.

◇상업용 부동산도 `걱정`..금융 부실 `미래 진행형`

손 행장은 주택에 이어 상업용 부동산에도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동안 괜찮았던 상업용 부동산의 거래가 요즘들어 거의 없다"면서 "조만간 가격 하락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또 "과거에도 경제가 나빠지면 상업용 부동산이 나빠지는 패턴을 보였기 때문에 내년 미국의 경제성장률 하락과 함께 이런 현상이 재현될 수 있다"고 밝혔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발 금융권 부실과 관련해서도 "줄어들기 보다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자산담보부채권(CDO) 등 파생상품의 가치 산정이 그동안 엉터리였기 때문에 이에 대한 문제가 계속 불거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행장은 "신용위기는 기존의 사례를 감안할 때 완전히 해결되기까지 몇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준, 두차례 더 금리 인하..2009년에는 금리 인상

손 행장은 연준의 통화정책과 관련, "내년 상반기에 25bp씩 두차례의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그러나 연준은 시장이 안정되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며 "그 시기는 2009년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결국 내년 연방기금 금리는 연 3.75%까지 내려가 연말까지 그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美 주식시장 `견조`..한국 경제는 美 보다 `좋다`

손 행장은 내년 미국 주식시장에 대해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그는 "연준의 연이은 금리 인하가 경기선행지수 역할을 하는 주식시장에 도움을 줘 괜찮을 것"이라며 "다만 변동성이 있을 수는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 경제와 관련해선 "수출 내수 모두 좋아 경제성장률이 4.7%에 달하는 등 미국 경제보다 훨씬 좋을 것"이라고 호평했다. 이어 "주식시장도 저평가 돼있어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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