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정래신, 7월부터 델타사건 주도..중개인 배제못해

이진우 기자I 2002.08.27 11:05:14
[edaily 이진우기자] 대우증권 계좌도용 사건의 윤곽이 잡혀가면서 델타정보통신(39850)의 M&A를 중개했던 정래신씨가 사건의 핵심인물로 떠오르고 있다.

정래신 씨는 현재 사건의 관계자인 김청호 델타정보 대표와 조성인 쌍용디지탈 사장, 델타정보의 대주주였던 임천무씨 모두에게서 사건의 핵심인물 또는 주동인물로 지목받고 있으며 주요 관련자들 중 현재 유일하게 잠적한 인물이기도 하다.

델타정보통신의 김청호 사장은 26일 "정래신씨를 통해 주식을 매각했고 매각 대금도 정래신씨를 통해 받았다"며 "정래신씨가 이번 딜을 진행한 실무 브로커였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정씨가 회사 매각 제의를 해온 최초의 인물이었으며 김 대표는 실제 인수자가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 M&A업계의 업무관행에 따라 정씨가 단순한 중개인일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실제 지분 인수자인 임천무씨는 8월 2일게 인수대금을 받는 자리에서 한 번 만났을 뿐"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관계자들의 진술을 종합해볼 때 이번 사건은 잠적한 정래신 씨가 계획적으로 델타정보 대주주들에게 접근, 지분 인수를 제의했고 임천무씨를 통해 지분을 인수하게 했던 것으로 추측된다. 즉 지난 7월 임천무씨가 델타정보 최대주주 등 3인의 지분을 인수할 때부터 대우증권 계좌도용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시나리오를 준비해왔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행방을 감춘 한 명을 모든 사태의 주동인물로 몰아버리는 게 주가조작 관련자들의 일반적인 진술 관행이라는 점을 거론하며 성급하게 정래신씨를 주동자로 몰아가는 것은 섣부른 판단일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25일에는 전혀 수면위로 불거지지 않았던 정래신씨로 관련인물들의 진술이 집중되는 것도 석연치 않다는 분석이다.

한편 김청호 사장은 26일 자신은 이번 일과 무관하며 사고 당일 오후 4시가 지나서야 신문 등을 통해 사건의 윤곽을 알게 됐다고 재차 밝혔다.

김 사장은 "임천무씨와의 지분인수 계약을 마치고 당초 구상했던 새로운 사업을 위해 사건 전날 2억원 가량을 주고 사무실을 구입하기도 했다"며 일부에서 제기하는 관련설을 일축했다. 김 사장은 25일 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출두, 이같은 내용으로 참고인 진술을 했다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향후 회사의 향방에 대해 "전(前)최대주주이면서 현 대표이사로서 회사가 이 위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히고 "현재 최대지분을 갖고 있는 대우증권이 향후 회사의 방향을 결정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고 대우증권과 협의를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에 대해 변호사의 자문을 받아 처리해 나가겠으며 이후 일정은 변호사 자문결과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대우증권으로부터 지분을 재인수할 의사가 없느냐는 질문에는 "그게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느냐"고 말해 대우증권과의 협의를 통해 회사 경영을 다시 맡을 생각이 없음을 내비쳤다.

한편 임천무씨에게 지분을 양도한 3인 중 김청호 대표와 김태주 이사 등 2인은 매각 대금 중 잔금 1억원씩을 받지 못한 상태지만 이번 사건이 불거지면서 이 돈의 회수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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