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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배를 마친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평화기념공원 내 국제회의장으로 이동해 한일 정상회담을 이어갔다.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의 한국인 원폭 피해자 위령비 참배는 희생자에 대한 추모의 뜻을 전함과 동시에 평화로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용기있는 행동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에 기시다 총리는 “윤 대통령 내외와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 참배를 올렸다. 이는 양국 관계에 있어서도, 세계 평화를 기리는 관점에서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공동참배와 관련 한일 양국 협력의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며 “동북아, 더 나아가 국제사회에서 핵 위협에 두 정상, 두 나라가 공동으로 동맹국인 미국과 함께 대응하겠다는 의미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9일 윤 대통령은 방일 첫날 원폭 피해 동포와 초청 간담회를 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동포 19명 대부분은 1945년 8월 6일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투하됐을 당시를 직접 겪은 피폭 1세대였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늦게 찾아뵙게 돼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동포가 슬픔과 고통을 겪는 현장에 고국이 함께하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서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이들을 위로했다. 원폭 피해 이후 78년 만에, 정부 수립 이후 75년 만에 한국 대통령의 위로를 받은 것이다.
두 살 때 원폭 피해를 입은 권양백 히로시마 민단 고문은 “오늘 꿈을 꾸는 것같이 감격스럽다”며 “선배 영령들을 저세상에서 만나게 되면 대통령님 오셨다고, 자랑스럽게 보고하겠다”고 말했다. 권 고문은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밖에 있던 기념비를 1999년 공원 안으로 옮기는 데 앞장선 인물이다. 원폭 2세대인 권준오 한국원폭피해자대책위원장은 “윤 대통령께서 피폭 피해자들을 만나 주신 것이 한일 관계 발전에 이바지하리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당초 이날 인사말 후 이석할 계획이었지만, 40여 분간 자리에 더 머물렀다. 윤 대통령은 간담회 동포들의 얘기를 더 들은 후 마무리 발언에서 “제가 정부와 국가를 대표하는 대통령으로서 동포가 슬픔과 고통을 겪는 현장에 고국이 함께하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서 정말 깊은 사과를 드리고 다시 한번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허리를 숙였다.
이어 “히로시마에 있는 피폭 동포와 그 가족, 그리고 함께 애를 쓰셨던 민단과 많은 동포 관계자분들께서 조만간에 꼭 한국을 한번 방문해 주시기를 (바라며) 제가 초청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