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號' 첫 고위당정, 한일정상회담 후속조치 강조

경계영 기자I 2023.03.19 18:22:12

[한일 정상회담 절반의 성공]
당정 "한일 정상회담, 미래지향적 관계 구축 계기"
화이트리스트 법령 개정·지소미아 등 실무 착수
"정책 입안 전 논의 선행돼야"…고위당정, 매주 정례화 검토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국민의힘과 정부, 대통령실은 19일 한일 정상회담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화이트리스트’ 관련 법령 개정을 추진하고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정상화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경제안보 대화 채널 신설 등 실무 절차에 즉각 착수하기로 했다. 일제 강제징용 문제를 풀 수 있도록 피해자와 유족에게 설명하는 등 소통에 힘쓰겠다는 방침이다.

당정은 이날 오후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제8차 고위 당정 협의회를 열고 이같이 논의했다고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발표했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당정은 12년 만의 한일 정상의 단독 회담이 미래 지향적 한일 관계 구축의 획기적 계기가 됐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며 “대통령의 방일 성과를 뒷받침하는 데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덕수(오른쪽 네번째) 국무총리와 김기현(왼쪽 네번째)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우선 당정은 양국이 수출시 절차 간소화 혜택을 부여하는 ‘화이트리스트’ 협의가 완료되는 대로 관련 법령 개정을 추진한다. 강 수석대변인은 “각각 일본은 시행령, 우리나라는 산업부 고시 개정사항이어서 (우리나라가) 일본에 비해 (개정이) 쉽다”며 “대한상공회의소에서 27억달러의 수출 증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는데 세계 경제질서가 급속도로 재편되는 만큼 이 부분도 눈덩이만큼 불어날 수 있다”고 봤다.

정부는 지소미아 완전 정상화와 NSC 간 경제안보대화 신설, 한일 차관 전략대화 재개 등과 관련해서 실무 절차에도 즉각 착수할 계획이다.

일제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해선 당정은 피해자·유족과의 직접 소통에 기반해 풀어나가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피해자·유족에게 정부의 방침을 지속적으로 설명하는 동시에 재단의 판결금 지급 절차가 차질 없이 이뤄지도록 할 예정이다.

강 수석대변인은 신뢰 없으면 뭐든 이룰 수 없다는 뜻의 ‘무신불립’을 인용하면서 “이번 한일 정상회담은 윤석열 대통령의 결단으로 새로운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열어가겠다는 신뢰를 구축하는 첫걸음을 뗀 것”이라며 “앞으로 한일 양국이 풀어야 할 수많은 고차원 방정식이 남아 있는데, 이 부분도 정상 셔틀외교, 실무자 회의 등으로 풀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취임한 후 처음으로 열린 고위 당정 협의회 분위기는 화기애애하고 진솔하게 참석자들이 대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1시간으로 예정돼있었지만 2시간30분가량 진행될 정도로 심도 깊은 논의가 이뤄졌다.

김기현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최근 근로시간 개편과 관련해 ‘주 69시간’ 논란이 벌어진 것을 겨냥해 “어떤 정책이든 발표되면 현장에서 느끼는 파급 효과가 매우 크고 때론 취지와 다르게 다른 부분이 확대 해석될 수 있는 만큼 정책 입안 발표 이전에 당정대 간 논의와 토론이 선행돼야 한다”며 소통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고위 당정 협의회는 격주로 계획돼 있지만 매주 개최하는 것도 검토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이날 협의회에서 당은 은행의 높은 대출금리와 전기료 등 서민 삶의 어려움을 완화할 대책 마련을 요구했고 정부는 각계각층·당과 협의해 보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화답했다. 다만 협의회에서 북한 미사일 발사 등 남북 관계에 대한 언급은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

강 수석대변인은 근로시간 개편과 관련해선 “입법 예고 기간인 만큼 MZ세대 근로자와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않은 근로자, 중소기업 근로자 등 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여론조사도 실시할 예정으로 근로자의 선택권·건강권·휴식권이 충분히 보장되도록 보완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부연했다.

김기현(오른쪽) 국민의힘 대표가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제8차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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