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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1일부터 현재 30%인 유류세 인하율을 올 연말까지 한시로 현행법상 최대한도인 37%까지 늘린 영향이다. 통상 일선 주유소의 가격은 재고 소진 등으로 2주 간의 시차가 있지만, 정유사 직영 주유소와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알뜰주유소를 중심으로 유류세 하락분을 첫날부터 반영했다. 에너지·석유시장 감시단 ‘이(E)컨슈머’가 유류세 추가인하 첫날 전국 1만976곳의 주유소의 가격 변동을 조사한 결과 33~34%가 휘발유 가격을 내렸다. 특히 석유공사 운영 알뜰주유소는 97% 이상이 첫날부터 유류세 추가인하분을 모두 반영했다.
7월 초중순까지 당분간은 추가 인하 가능성이 크다. 일선 주유소가 재고 소진과 함께 유류세 추가 인하분을 차례로 반영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유류세를 37%까지 인하하면 일선 주유소의 소비자가격도 ℓ당 휘발유가 57원, 경유도 38원 더 내릴 여지가 생긴다. 역시 통상 2주 시차를 두고 소비자가격에 반영되는 국제 석유가격 시세도 6월 하순부터 내림세로 돌아섰다. 국제 휘발유(92RON) 시세는 지난 6월21일 배럴당 153.63달러였으나 이달 1일 137.50달러로 10.5% 내렸다. 국제 경유(0.05%) 시세도 지난 6월21일 배럴당 177.10달러에서 이달 1일 157.93달러로 10.8% 낮아졌다.
다만, 휘발유·경유가격이 모두 ℓ당 2000원을 넘어선 현 고유가 상황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근본 원인인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끝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올 2월 발발한 전쟁은 5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치열하다. 국제유가(두바이유)도 3월 이후 배럴당 100~120달러 선에서 오르락내리락을 반복 중이다. 석유업계 한 관계자는 “유류세 추가 인하와 국제유가 하락으로 7월 초중순까지 국내 휘발유·경유가격 하락 여지가 생겼으나 배럴당 100달러를 웃도는 국제적 고유가 상황에선 한계가 있다”며 “7월부턴 여름철 드라이빙 시즌에 본격적으로 접어드는 만큼 운송유 수요 증가에 따른 가격 상승 압력도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