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삼성증권은 지난 1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삼성증권 여의도 지점에서 ‘삼성증권 애널리스트 공개특강, 해외주식 완전정복’ 세미나를 진행했다. 강연에 참석한 삼성증권 대표 애널리스트들은 △플랫폼 △유통 △패션·카드 △클라우드 등 다양한 영역에서 글로벌 시장 전망을 내놓으면서 향후 주목해야 할 이슈와 기업들을 짚었다.
글로벌 트렌드 된 ‘현금 없는 사회’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들은 현금 없는 사회(Cashless Society)가 글로벌 시장의 화두로 떠올랐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따라 모바일 플랫폼을 주축으로 하는 간편결제 시장이 급성장하는 것은 물론 기존 글로벌 카드사들의 실적도 공고할 것이라 전망했다.
장효선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일본 메신저 플랫폼 시장을 석권한 라인의 경우 광고 시장에서의 확장이 여의치 않아 최근 라인페이·라인뱅크 등 통합 금융 서비스를 제공해 비효율적인 일본 금융시장에 진출하려고 한다”면서 “특히 최근 일본이 추구하고 있는 ‘현금 없는 사회’를 선점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쏟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도 소프트뱅크와 야후재팬이 합작해 만든 결제 시스템 페이페이의 확장에 5000억원 규모의 자금의 단기간에 쏟아부었다”면서 “현재 일본에서는 결제 플랫폼을 이용하는 고객에게 현금을 지급하는 등 현금 없는 사회를 차지하기 위핸 출혈 경쟁은 지속되고 있어 이들 기업의 실적엔 당분간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금 없는 사회’는 결제 플랫폼 기업의 성장뿐 아니라 글로벌 카드사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김재우 책임연구위원은 “미국의 경우 2000년대 초반 비현금 결제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던 자기앞 수표 결제가 체크카드와 신용카드로 대체되면서 애플페이, 삼성페이 등 결제 플랫폼을 운영하는 업체와 페이팔, 스퀘어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자, 마스터카드 같은 전통적인 카드 사업자들의 이익도 꾸준히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글로벌 시장에서 비현금 결제 비율이 높아질수록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를 보유한 비자와 마스터카드가 받는 카드 수수료 역시 증가할 수밖에 없다”면서 “실제로 미·중 무역분쟁 등 어떠한 대내외적 악재에도 비자, 마스터카드의 실적은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는 것이 그 증거”라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 및 개인 투자가들도 ‘손정의’ 본받아야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들은 한국 기업의 ‘롤 모델’로 손정의의 소프트뱅크를 꼽았다. 손 회장은 일본이 제조업 분야에서 경쟁력 저하와 미래성장 동력 부재로 ‘잃어버린 10년’을 겪는 모습을 보면서 축적된 자본으로 미래 선도 기업에 투자한다는 전략의 뼈대를 구축했다.
장 연구원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직접 개발하기 어렵기 때문에 성장하는 회사에 투자해 회사 성장에 따른 과실을 향유하겠다는 게 소프트뱅크의 전략”이라면서 “실제로 소프트뱅크는 우버, 디디추싱, 알리바바, 그랩 등 글로벌 유니콘 기업들의 지분을 보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 기업들은 물론 개인 투자가들도 손 회장의 전략을 눈여겨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을 자체 개발하는 건 어렵지만 한국 기업은 막대한 사내 유보금이 있다”면서 적극적은 지분 투자와 M&A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한국 국민들이 10여년간 제테크라 할 만 한 것은 부동산 정도였다”며 “단순히 소프트뱅크의 주식이 고평가될 것이란 이야기가 아니라 해외 유니콘 기업을 입도선매하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메신저 플랫폼 지배자 텐센트, 알리바바와 유통 경쟁 시작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들은 중국 텐센트의 공고한 시장 지배력에 대해선 강력한 믿음을 보였다. 장효선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카카오가 정부와 택시업계의 반대에 부딪혀 차랑 공유서비스를 포기한 사례에서 보더라도 국내에서 플랫폼 업체가 신 사업을 시도하는 데에는 많은 반발과 규제가 따른다”면서 “반면 텐센트가 운영하는 위챗은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거의 규제를 받지 않고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면서 ‘천하무적’이라고 표현했다.
한편에서는 텐센트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 기업 알리바바와 본격적인 유통 전쟁에 나섰다고 진단했다. 황선명 삼성증권 책임연구원은 “중국 유통시장은 알리바바, 징동닷컴, 핀둬둬 등 전자상거래 기업들의 오프라인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유통 수직계열화를 완성한 알리바바와 텐센트를 맹주로 한 비(非) 알리바바 기업들의 수평적 연합군이 본격적으로 대결을 펼치고 있어 이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텐센트는 유통 분야에서 압도적인 지위를 가진 알리바바와 정면승부에 임하지 않고 2~4위 전자상거래 업체인 징동닷컴, 핀둬둬 등에 에 대한 지분 투자 및 전략적 협업 관계를 구축하는 전략을 구사 중이다. 또한 ‘위챗(메신저)+모멘트(SNS)+공식계정(마케팅)+미니프로그램(클라우드)+지급결제(위챗페이)’로 연결되는 전자상거래 생태계를 기반으로 소매기업·이커머스 기업 등 개별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유통업에서 절대 강자와 이에 대항하는 연합군의 경쟁 구도에서 구심점이 되는 기업의 성장이 전망된다는 평가다. 황 연구원은 “미국에서도 아마존이 홀푸드마켓을 인수하며 식료품 오프라인 시장에 진출하자 기존 오프라인 유통 업체들의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영국 식료품 유통기업 오카도의 자동화 물류 시스템이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고 꼬집었다. 텐센트와 징동닷컴, 핀둬둬 역시 이런 관점에서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클라우드 매직’ 지속… 전통 패션업체들에도 주목해야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클라우드 시장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클라우드가 사물인터넷,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기술들을 융합하는 플랫폼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글로벌 IT 기업들이 클라우드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주기 삼성증권 선임연구원은 “애플만 보더라도 아마존에 한 달 클라우드 이용료로 약 3000만달러(약 354억원) 지불하고 있다”며서 “글로벌 기업들의 클라우드 수요가 향후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고, 안정성을 이유로 대부분 기업들이 멀티 클라우드를 구축한다는 점에서 클라우드 업체들의 수익도 우상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빠르게 시장점유율을 확대해 가는 MS가 투자 매력이 높다고 조언했다.
또한 수익성 개선도 기대된다는 평가다. 한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업체들이 서버 수요 둔화로 우려가 커진 것은 반대로 서버를 운영하는 클라우드 업체들의 수익성이 개선된 것”이라면서 “실제로 아마존 AWS(아마존 웹 서비스, Amazon Web Service) 영업이익률은 2016년부터 25%선에 머물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20% 후반대까지 올라섰다”고 강조했다.
임은혜 삼성증권 선임연구원 플랫폼, 클라우드 등 4차 산업과 관련된 새로운 성장 산업 뿐 변화를 모색하는 전통 패션산업에 관심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 연구원은 “글로벌 고급 패션업은 장기간 주가 상상을 견인했던 중국발 수요만으로는 성장을 담보하기 어려워졌다”면서 “그동안 고급 브랜드 업체들은 브랜드 가치를 지키기 위해 모바일, 디지털 진출을 꺼려했지만 인구구조 변화나 소비 세대 교체로 최근 들어 광고 및 구매 채널을 다변화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미 스위스의 리치몬트, 프랑스의 LVHM같은 전통적인 명품 기업까지 최근 적극적으로 온라인 비즈니스에 진출하고 있고 프랑스 케링은 새롭게 브랜딩한 구찌에 대한 모바일 마케팅을 강화해 V자 반등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임 연구원은 “소셜미디어 모멘텀이 높은 케링, 높은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LVMH, 독보적인 브랜드 가치를 보유한 에르메스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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