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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선사인 현대상선이 정부의 해운재건 5개년 계획(2018~2022년)에 맞춰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에 나섰다. 이는 2011년 1만3000TEU급 선박 5척을 발주한 지 7년 만에 대형 발주로, 일감 확보가 최대 과제인 국내 조선사 모두 이번 수주전에 뛰어들 전망이다.
1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한진중공업 등 국내 빅4 조선사에 제안요청서(RFP/Request for proposal)를 발송했다. 제안서를 받은 조선사들은은 본격적인 제안서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조선소가 선가, 납기일 등의 조건을 정해 입찰에 참여하면 현대상선은 이를 따져 조선소를 선정한 뒤 건조의향서(LOI)를 체결한다. 현대상선은 상반기 중 발주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모처럼 나온 국내 선사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에 국내 조선사들의 관심도 뜨겁다. 현대상선에 따르면 전체 발주 추산 규모도 3조원대에 달한다. 벌써부터 최대 관심사는 어느 조선사가 수주를 따내느냐다.
일각에서는 현대상선과 최대주주(산업은행)가 같은 대우조선이 유리하지 않겠냐는 분석이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현대상선으로부터 최대 10척인 9000억원 규모의 초대형유조선(VLCC)을 수주하면서 역차별 논란을 낳은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 이른바 ‘셀프 수주’라며 대우조선해양에 몰아줬다는 볼멘소리가 터져나왔다”며 “입찰 참가 자체도 비용 부담이 있다. 들러리를 세우기 위한 입찰이 되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납기일이 촉박하고, 정부 5개년 계획 중 일부인 만큼 조선소 2~3곳이 20척을 나눠 수주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현대상선은 국제해사기구(IMO) 환경 규제가 시작되고 2M(머스크, MSC)과의 전략적 협력 관계가 종료되는 2020년 전에 고효율·친환경 초대형 선박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이번에 새로 건조하는 선박은 2020년부터 아시아·북유럽, 아시아·미주 동안 네트워크에 투입할 예정이다.
업계 맏형인 현대중공업은 업력과 건조 노하우를, 삼성중공업은 2만TEU급 이상 초대형 컨테이너선 건조 능력을 각각 강점으로 이번 수주전에 임하겠다는 각오다. 한진중공업의 경우 2만1000TEU급 컨테이너선을 필리핀 수빅조선소에서 건조해서 인도한 경험이 있다. 고효율 엔진과 최신 연료 절감기술 등이 장착된 선박 건조에 집중하고 있는 대우조선은 이번에도 입찰을 통해 일감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상선은 “선가와 납기일, 기술력, 건조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조선소를 선정한 뒤 건조의향서(LOI)와 건조계약서 등을 체결할 계획”이라며 “늦어도 올 상반기중 발주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