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LTE가 뭔데? 통신요금이나 내리지”
정보통신 담당기자인지라 요즘 가장 많이 회자되는 4세대(G) 이동통신 서비스 LTE(롱텀 에볼루션)가 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대체로 대화는 새로운 서비스의 내용보다는 현재 요금도 비싼데 더 비싼 게 나왔느냐는 것으로 끝난다. (SKT LTE의 경우 3G처럼 데이터를 무제한 사용하려면 월 9000원을 더 내야 한다)
“기업은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는 곳입니다. 전자제품을 보세요. 5년 전과 비교하면 가격이 많이 오르지 않았습니까.”
LTE 요금제가 공개된 후 요금이 비싸지 않느냐고 묻자 업계 관계자가 한 말이다. 기업이 설비투자를 한 만큼의 이익을 뽑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매년 오르는 물가도 감안해야 한다.
하지만 LTE 요금제를 대하는 소비자들의 반응은 곱지 않다. 경제적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물가가 다락 같이 오르는 현실에서 통신비 부담까지 늘면 살림살이가 곤궁해 진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SK텔레콤 LTE 요금제의 가입자당 예상 매출(ARPU)은 `LTE52`의 경우 3만8500원으로 기존 `올인원54` 요금제(3만6500원)보다 비싸다. 자사의 매출 증가에 방점을 두었다는 의혹을 거두기 힘들다.
정부의 통신요금 인하정책에도 역행한다. 통신사들은 정부의 통신요금 인하정책에 부응해 지난 7월 기본료 1000원을 내린 바 있다. `안 쓰면 되지 않느냐`라고 할 수 있지만 그동안 통신 서비스가 2G에서 3G로 중심축이 이동했듯이 4G로의 이동 역시 시간 문제다.
이미 한국은 소득지출에서 통신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나라다. OECD 발표에 따르면 한국은 2009년 기준 회원국 중 가계통신비 지수가 2위다. 통신비가 개인가처분소득 중 4.4%나 된다. OECD 평균은 2.7%다. 더구나 통신 서비스는 수도, 전기료처럼 매달 요금을 내야 하기 때문에 요금 상승에 이용자들이 민감할 수밖에 없다.
LTE로 `현실을 넘는` 새로운 차원의 서비스를 하는 것도 좋지만 이용자에게 과도한 부담을 지워서는 안될 일이다. 통신 소비자들은 ‘빠른 것’도 좋아하지만 ‘싼 것’을 더 좋아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