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시네마 `깜짝깜짝` CGV `어질어질`

조선일보 기자I 2006.08.30 12:05:00

인턴기자 4명 ‘입체 영화’ 비교체험 해보니
롯데시네마 “나뭇잎이 눈 앞에 아른아른 사람 하나마다 입체감 부각”
CGV “영화 보다가 자세 바꿀 때 화면 겹치고 입체감 사라져”

[조선일보 제공] CGV·메가박스·롯데시네마 등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멀티플렉스(복합상영관)들의 최근 대결 종목은 ‘입체 영화’. 포화 상태에 이른 시장을 뚫어보려는 새로운 시도다. 같은 시스템을 사용하는 CGV와 메가박스는 “두 개의 프로젝터를 사용한 현존 최고 화질”, 롯데시네마는 “디지털 영사기와 원형편광안경의 손에 잡힐 듯한 입체화면”을 내세우고 있다. 빛 효율·입체안경 방식 등의 전문용어로 차별성을 내세우고 있지만, 관객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하다. “같은 돈을 내고 볼 때, 어느 극장이 더 나은가.”

권민정(영남대 언론정보1), 김재원(연세대 신문방송3), 이화섭(경북대 영문3), 한종휘(인하대 언론정보4) 등 4명의 조선일보 대학생 인턴기자가 애니메이션 ‘몬스터 하우스’를 양쪽 극장에서 모두 관람하며 CGV(메가박스와 동일 시스템)와 롯데시네마의 입체영화를 비교해 점수를 매겼다(표). 결과는 “롯데의 완승(完勝)”. 입체감·선명도·화면의 왜곡 정도·어지럼증 등 6개 전 부문에서 CGV를 크고 작은 차이로 눌렀다. 일반 영화 시장에서는 CGV와 메가박스에 밀려 늘 3등에 머물렀지만, 입체 영화에서는 롯데가 호의적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입체감은 롯데시네마 4.375, CGV는 3.125(5점 만점·4명 평균). 롯데시네마의 경우 “나뭇잎, 흙먼지가 눈 앞에서 아른아른”(권민정), “사람 하나하나마다 입체감이 부각”(이화섭) 등의 칭찬을 받았지만, CGV의 경우 “화면 왜곡이 심하다”(김재원) “관람 도중 자세를 바꿀 때 화면이 겹쳐지고 입체감이 사라져”(한종휘) 등의 불평이 나왔다. 관람시 착용하는 ‘입체 안경’에 대한 평가도 상반됐다. 3.125 대 2.375로 롯데가 더 좋은 평가를 받았는데, “눈의 크기에 꼭 맞춘 롯데에 비해 CGV 안경은 너무 크고 옆으로 빈 공간이 많아 집중이 어렵다”(권민정), “영화를 본 뒤 기념품으로 가져갈 수 있는 롯데와 달리 CGV는 수거 후 재활용. 위생상으로도 좀…”(한종휘) 등의 불만이 있었다. 하지만 두 극장 모두 “안경을 원래 착용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불편”(이화섭) “착용감은 둘 다 불만. 코걸이라도 만들었으면”(김재원) 등의 지적이 제기됐다.

입체영화의 약점으로 지적되는 어지럼증에 대한 지적도 CGV에 대한 비판이 더 많았다. “CGV 입체영화의 가장 큰 단점. 보는 내내 어지럽다”(권민정)는 지적까지 있었다. 롯데시네마의 경우에도 “그나마 화면왜곡이 적어서 덜 어지러웠지만, 그래도 약간 띵 했다”는 비판이 있었다.

입체영화는 요즘 “나도 모르게 화면을 향해 손을 뻗어보는”(김재원) 수준으로까지 진화했다. 아이맥스 입체 영화는 초대형 스크린이 필수적이지만(CGV 용산 등 3곳 불과), 현단계 입체 영화는 영사기와 입체안경 등 몇몇 장비만 추가하면 가능하다. 물론 입체영화로 볼 수 있도록 제작한 영화에 한한다. 애니메이션이 주로 많다. 극장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오는 10월 팀 버튼 감독의 ‘크리스마스 악몽’, 내년 3월 스티븐 앤더슨 감독의 ‘미트 더 로빈슨’의 개봉을 예정하고 있다. 현재 상영 중인 ‘몬스터 하우스’는 롯데의 경우 다음 달 13일까지 영등포·노원·부산(명동 애비뉴엘 제외) 등 전국 10개관, CGV와 메가박스는 오늘(30일)까지 용산 등 일부 관에서만 상영한다. 요금은 3개 극장 모두 1만1000원. “일반영화보다 4000원이나 더 비싼 값을 하는지는 의문”(김재원)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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