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기수기자] 5세 어린 손자가 일부러 감기를 걸리게 해 병원에 장기 입원토록 한 다음, 보험금을 타내는 등 각종 보험금 편치 사기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냈다.
15일 손해보험협회와 전북 임실경찰서에 따르면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거나 허위로 뺑소니 사고를 만들고, 자해 및 타해 행위를 유발해 지난 1999년6월부터 올해 5월까지 25억원 규모의 보험금을 편취한 가족형 보험 사기단등 105명이 검거됐다.
보험금을 타내기 위한 방법도 각양각색.
5세 손자를 둔 피의자 임모씨 등 일가족 7명의 행위는 엽기적인 수준이다. 임모씨는 손자 명의로 미리 보험에 가입한 뒤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장기로 병원에 입원시키는 수법을 사용했다. 손자를 찬물로 목욕시킨 뒤 냉장고에 얼린 요구르트를 손에 들게 하고, 손자에게 부채를 부쳐 감기에 걸리도록 해 보험금을 편취했다.
또한 부녀자나 노인이 운전하는 차량을 사고대상자로 삼아 경미한 고의 접촉사고를 낸 뒤 보험금을 타냈고, 사고 후에는 입원기간을 연장하기 위해 머리를 병원 벽에 찧거나, 다리를 의자 밑으로 넣고 비틀어 자해하기도 했다.
이번 사기단에 보험설계사들도 끼어있었다. 보험상품의 특성을 잘 아는 만큼 주도면밀하게 고의로 교통사고를 유발하거나 경미한 사고에도 장기로 입원해 보험금을 타냈다.
허위 뺑소니 사고도 적지 않았다. 피의자 김모씨 등은 심야 시간대를 이용해 대학가 주변의 자신들의 차량을 주차시킨 뒤, 앞뒤에 주차돼 있던 차량이 떠날 때 차량번호를 확인해 놓았다가 떠난 차가 뺑소니를 낸 것처럼 목격자를 내세워 경찰에 신고하는 수법으로 보험금과 합의금을 챙기기도 했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전북지역의 손해율이 높아질 정도로 이들의 보험금 편취규모가 컸다"면서 "이들은 가입한 보험은 손해보험과 생명보험뿐만 아니라 신협공제, 택시공제 등 모든 보험이 다 들어가 있을 정도로 망대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