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이데일리 최근 환율 급등락으로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수출입 기업과 외환파생상품에 관심있는 독자들을 위해 7월부터 노덕현 동양선물 부장의 `북극성의 환헤지` 칼럼을 10편에 걸쳐 연재합니다. 시장에서 `북극성`이라는 닉네임으로 더 잘 알려진 노 부장은 부산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LG상사에서 외환 업무를 시작, 깔리옹은행(구 크레디리요네 은행)을 거쳐 동양선물 부산지점에서 중소기업의 환위험 관리 컨설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외환시장의 `숨은 진주`인 노 부장의 칼럼을 통해 15년의 경력에서 나오는 한차원 높은 환위험 관리의 진수를 느끼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칼럼 내용은 자연인 노덕현의 개인적 의견으로 소속사인 동양선물㈜이나 이데일리 의사와는 관련이 없으며 집필자는 어떠한 은행과도 직접적인 거래 관계가 없습니다.
주요 목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①중소기업 환위험 관리, 어느 선물 브로커의 분노
②2004~2005 유행병처럼 번진 합성옵션, 그 달콤한 유혹
1. 수출기업 입장의 Enhanced Forward
2. 수출자 입장의 Catapult Forward
3. 환율전망 보고서(Report)가 없는 최대 금융기관, 대한민국 은행?
4. 2002년의 엔화대출 캠페인
③감독당국과 정책당국에 바라는 바
1. 시장에 대한 세심한 모니터링
2. 매를 드는 환위험 관리, 북돋우는 환위험 관리
3. 환위험 관리의 지원
4. 정책수립에서의 양적 접근과 질적 접근
①중소기업 환위험 관리, 어느 선물 브로커의 분노
대한민국에서 가장 빈촌 중 하나로 꼽히는 시골에서 고등학교까지 나왔으니, 나는 내 스스로 촌놈이라 부른다. 아직도 서울을 가보면 부산에서 온 나를 보고 “시골서 오셨군요”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고 보면 나는 자타가 공인하는 촌놈임은 분명하다.
그런데 오늘 주제넘지만, 그 촌놈의 눈에 비친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환위험 관리에 대해 만연체가 되겠지만 필자의 경험과 생각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 내가 촌놈이면 어떠랴… 중소기업의 환위험 관리에 관한 한 누구보다 현장에서 경험하고 고민했고, 중소기업들과 고락을 함께 한 것으로 치자면 대한민국 땅을 통틀어 뒷줄에 서라면 나는 서럽기 때문이다.
환율 관련한 기사들을 보노라면 지금 환율이 급등해서 난리다. 환율이 급등하면 수출기업은 좋아라 해야 할 것을… 막상 기업현장을 가보면 수입기업의 한숨만큼이나 수출 중소기업의 탄식소리도 들려온다. 왜일까?
긴 설명이 필요없다. 환율 1010원이 될까말까 싶은 시점에 향후 반년~1년에 걸친 수출물량의 환전을 확정해 버린 탓이다. 그런데 환율이 이리도 큰 폭으로 올라 버리니 그 아쉬움을 어찌 말로 다 하겠는가… 누구나 알고 있듯이 지난해 10월말부터 환율의 폭락으로 치명타를 입은 수출기업 아니던가? 그들 중 일부가 두번 울고 있다. 환율 폭락으로 한번 울고, 이제는 폭등하는 환율을 바라보며 미래의 수출액을 바닥의 환율로 팔아버렸다는 자괴감에 다시 울고 있는 것이다.
외환 위기 이후, 외환 자유화, 자본 자유화… 게다가 늘어나는 수출입 규모 등으로 우리나라 외환시장은 규모면에서나 질적인 면에서나 성장 중에 있다는 데는 필자 스스로도 피부로 느낀다. 그러나 이를 이용하는 중소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금융환경의 변화, 특히 파생금융상품 시장은 중소기업이 따라잡기에도 벅차리만치 빠르게 변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통화관련 파생상품 시장은 지금 일종의 성장통을 앓고 있다고 본다.
이러한 시점이라면 발달한 파생금융상품을 중소 수출입 기업에게 제공하는 주체인 금융기관그리고 이를 관리 감독하는 당국은, 파생금융시장이 보다 건전하게 기업의 위험관리 목적에 부합하여 정착할 수 있도록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본다. 중소기업의 입장에서 제대로 된 지식과 관리역량도 없이 다급한 마음에만 사로잡힌다면, 그리고 난해한 파생금융 상품의 제공주체인 금융기관이 다급한 중소기업의 심리를 얄팍한 상혼으로 파고든다면 양적인 성장뒤에 따를 고통은 너무도 클 것이다.
금융기관은 금융기관대로, 기업은 기업대로, 감독당국과 기업정책입안 당국도 육체적 성장에 못 미치는 심리상태로 자칫 잘못된 길을 걷는 사춘기가 되지 않도록 도덕성과 세심한 진지함이 필요한 시점이라 본다. 하지만 최근의 외환시장에서 나타나는 환율의 급등락과 이에 따른 기업의 당혹감, 그리고 이를 파고드는 사려깊지 않은 모습들이 보이는 것 같아 무척이나 아쉽다. 그러한 이유에서, 그리고 오로지 떨어지기만 할 것 같았던 환율이 1050원을 넘어 폭등해 버린 오늘의 시점에, 소위 가방끈도 길지않은 이 촌놈이 주제넘은 안타까움에 장황한 현장경험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
서설이 길었지만, 독자 여러분의 인내심 있는 일독을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