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은 지난 16일(현지시간) 페루 리마 국립대극장에서 열린 ‘2024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에서 20년 넘는 페루 사업 일화를 소개하며 각별한 사랑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APEC CEO 서밋은 APEC 정상회의의 부대 행사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날 페르난도 자발라 페루 CEO 서밋 의장으로부터 내년 의장 자격을 인수한 뒤 인사말을 통해 “많은 분들이 이 사실을 잘 모르겠지만, 저는 지난 2004년 ‘카미세아(Camisea) 프로젝트’라고 부르는 에너지 사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카미세아는 페루 쿠스코 지역에 위치한 가스전이다. 아르헨티나 플루스페트롤이 주도적으로 운영하고 있고, SK이노베이션(096770)은 미국 헌트오일, 스페인 렙솔 등과 함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한 천연가스는 SK와 헌트오일, 로열더치셸, 일본 마루베니 등이 참여한 컨소시엄이 액화천연가스(LNG)로 만든다.
|
최 회장은 “가스가 신흥 지역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에 이 프로젝트는 매우 도전적이었다”며 “가장 큰 도전 과제는 이 가스를 안데스 산맥, 해발 4000m를 넘어 운송하는 것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아무도 이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믿지 않았다”며 “그러나 지금 우리의 가스는 페루 에너지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 경험을 통해 우리는 미래 도전 과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지식을 얻게 됐다”며 “이런 경험 덕분에 페루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됐다”고 했다. 최 회장은 “올해 서밋 행사는 여러 중요한 논의가 있었다”며 “마치 20년 전의 제가 그랬던 것처럼 미래를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넘쳐났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아울러 내년 10월 경주에서 열리는 차기 서밋을 소개했다. 그는 “경주는 한국의 고대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도시로 과거 1000년간 한반도의 중심이었던 곳”이라며 “경주를 방문한다면 고즈넉한 풍경과 유구한 역사를 배경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와 혁신의 영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