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 애프터사진 ‘뻥튀기’…시크릿·페이스라인 성형외과 과징금 1억원 ‘철퇴’

[세종=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인터넷에 성형 수술 효과를 과장한 후기 사진을 올린 2개 성형외과가 과징금 약 1억원을 부과받는 등 ‘가짜 광고’로 소비자를 꾄 9개 병원이 공정거래위원회 제재를 받게 됐다.

공정위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수술 효과 과장 사진을 게시하거나 블로그에 허위 수술 후기를 올리는 등 표시광고법(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9개 병원에 과징금을 부과하고 시정을 명령했다고 17일 밝혔다.

성형 전후 사진을 과장해 올린 시크릿 및 페이스라인 성형외과는 시정 명령과 함께 각각 과징금 약 2500만원, 8200만원이 부과될 예정이다. 오페라, 닥터홈즈, 강남베드로, 오딧세이, 팝, 신데렐라, 포헤어 등 나머지 7개 병원은 시정 명령만 받았다.

△자료=공정거래위원회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시크릿과 페이스라인은 병원 인터넷 홈페이지에 성형 전후 사진을 올리면서 성형 수술 효과를 부풀렸다. 성형 전 사진은 화장을 전혀 하지 않은 인물 사진을 쓰고, 성형 후 사진은 색조 화장과 머리 손질, 서클렌즈 착용 등을 하고 전문 스튜디오에서 찍은 것을 사용한 것이다.

시크릿의 경우 명확한 근거 없이 ‘1만 회 이상 수술 노하우 보유’라는 광고 문구를 사용한 것도 지적을 받았다.

또 오페라, 닥터홈즈, 강남베드로, 오딧세이 등은 광고 대행업자에게 건당 1~10만원가량의 돈을 주고 인터넷 블로그와 카페 등에 가짜 수술 후기를 작성하게 했다. 실제 상담이나 치료를 받지 않았지만, 허위로 글을 올린 것이다.

공정위는 이런 사례가 관련 법의 거짓·과장 광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병원들은 중요한 사실을 숨겨 소비자를 기만하기도 했다.

신데렐라 성형외과와 모발이식 전문 병원인 포헤어의원은 병원 직원이 자기 병원을 홍보하는 소개나 추천 글을 인터넷 블로그에 직접 써서 올리면서 작성자 신분을 밝히지 않았다. 오페라, 닥터홈즈, 강남베드로, 오딧세이, 팝 등도 광고 대행사가 작성한 후기에 경제적 대가가 오갔다는 점을 명시하지 않았다.

공정위는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큰 성형 수술 전후 사진을 과장해 올린 시크릿과 페이스라인 성형외과에만 과징금을 부과하고, 나머지 병원은 시정만 명령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과징금 액수는 과장 광고에 따른 매출액을 근거로 조만간 확정할 계획이다.

신동열 공정위 소비자안전정보과장(직무대행)은 “공정위가 병원 광고 행위에 과징금을 부과한 것은 처음”이라며 “과징금 처분을 받은 2개 병원은 성형 수술 전과 후 비교 사진을 과장한 것이 특별히 소비자를 오인하게 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대한의사협회·대한치과의사협회 등 사업자 단체가 회원에게 광고 유의 사항, 부당 광고 사례 등을 전파하도록 하고, 공정경쟁연합회·인터넷광고재단·광고자율심의기구 등과 함께 의료 이외 일반 사업자와 광고 대행업자를 대상으로 한 표시광고법 설명회도 개최할 계획이다.

신동열 과장은 “일부 지적에 따라 광고 대행사도 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있는지를 검토 중”이라며 “향후 비슷한 사례를 발견한 소비자는 지방자치단체에 직접 신고하면 의료법을 바탕으로 더 간소한 절차를 거쳐 영업 정지 등 제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크릿 성형외과의 인터넷 홈페이지 광고 화면. 이 병원은 성형 후 사진을 과장해 공정위로부터 약 2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게 됐다. [사진=공정거래위원회]

△페이스라인 성형외과의 인터넷 홈페이지 광고 화면. 이 병원은 성형 후 사진을 과장해 공정위로부터 약 2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게 됐다. [사진=공정거래위원회]

△닥터홈즈 의원의 인터넷 블로그 광고 글. 이 치료 후기는 실제 환자가 아닌 광고 대행업자가 작성한 것으로, 공정위는 병원에 시정을 명령했다. [사진=공정거래위원회]

△팝 성형외과의 네이버 지식인 광고 글. 이 글은 광고 대행업자가 쓴 것이지만, 이런 사실을 표시하지 않아 공정위가 병원에 시정을 명령했다. [사진=공정거래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