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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앞둔 `KEB하나은행`…초대 행장 3파전

이성기 기자I 2015.08.09 15:55:06

통합 후 조직 안정화, 시너지 극대화 관건

김한조(왼쪽부터) 외환은행장, 김병호 하나은행장, 함영주 하나은행 부행장.
[이데일리 이성기 기자] 하나·외환 통합은행명이 ‘KEB하나은행’으로 결정되면서 메가뱅크 탄생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하나금융그룹은 10일 금융위원회에 합병 본인가를 신청할 계획으로 이변이 없는 한 오는 19일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본인가 승인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제는 자산 규모 기준 국내 최대 은행을 이끌 초대 통합은행장이 누가 되느냐에 금융권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통합은행장은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과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된 임원추천위원회에서 선정하는데 출범 예정(9월1일)이 임박한 이달 말에나 결정되리라고 보는 이가 많다.

◇초대 통합은행장 3파전 양상

통합은행장 결정의 ‘키’를 쥐고 있는 김 회장은 외환 노조와 조기 통합에 합의한 뒤로 줄곧 신중한 모습을 보이며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초대 통합은행장이란 상징성도 크지만 앞으로 막중한 역할을 맡겨야 하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통합은행의 목표로 ‘최고의 글로벌 은행’과 ‘일류화 은행’을 제시했는데 통합은행장은 저금리·저성장 등 어려운 경영 여건 속에서 최대한 이른 시일 내 조직을 안정화하고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한다.

현재 통합은행장 후보는 김병호 하나은행장, 김한조 외환은행장, 함영주 하나은행 충청영업본부 총괄 부행장으로 좁혀진 양상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김병호·김한조 행장 가운데 한 명이 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지만 함 부행장 등 의외의 인물이 ‘깜짝 발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우선 단순 통합이 아닌 화학적 결합 차원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점에서 정통 ‘외환맨’인 김한조 행장이 우세할 것이란 시각이 있다. 외환 노조에 자진사퇴 압박에 시달리고는 있지만, 1년여 간 통합 논의과정에서 합의의 토대를 닦은 공(功)을 무시할 수 없지 않겠냐는 얘기다.

통합 논의에서는 한발 비켜나 있었지만 김병호 행장도 지난 2월 취임 후 하나은행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온 것으로 평가받는다. 은행권에서 최연소(54세) 행장이긴 하지만 재무와 전략에 밝아 통합은행장으로 손색이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김 회장과 같은 서울은행 출신인 함 부행장은 능력과 인품 등 여러 면에서 조직의 신뢰가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은행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영업력을 검증받은 사람이 적합하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화합적 통합 등 합병 후 과제 ‘산적’

하나금융은 계획한 통합은행 출범까지 3주 정도 남은 상황에서 부서 재배치 계획 등 사전 준비가 가능한 사안부터 실행에 옮기고 있다. 본인가 승인이 나는 대로 각각의 은행 건물에 흩어져 있던 부서를 외환은행 본점 건물로 모을 예정이다. 단 전산통합은 안정적인 시스템 구축을 위해 내년 상반기 완료를 목표로 삼고 있다. 애초 내년 2월 설연휴를 전산통합 기일로 계획했지만 최근 하나카드 전산장애 등 문제가 발생한 점을 고려해 시간을 두고 엄격한 안정화 작업을 거치기로 한 상태다.

통합은행 출범으로 리딩뱅크 경쟁에 가세할 발판은 마련했지만, 두 은행의 시너지를 극대화해 수익 개선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지난 2분기 각각 1.37%, 1.44%를 기록했는데 신한은행(1.5%), KB국민은행(1.61%), NH농협은행(2%) 등 경쟁사보다 낮은 수준이다. 올 상반기 순이익도 하나은행은 5606억원으로 전년 대비 0.7% 증가하는데 그쳤고 외환은행은 2313억원으로 27.6% 감소했다.

합병과정에 양 은행 직원간의 화합적 통합을 시급히 이룰 수 있을지가 합병 후 큰 과제다. 양 측 직원 사이의 감정의 골이 여전히 남아 있어서다. 이질적인 조직문화를 융합해 조직적인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도 현 경영진과 앞으로의 통합 은행장의 숙제다.

금융권 관계자는 “통합은행의 출범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며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화학적 결합을 이뤄내 수익성을 높여야 하는 어려운 과제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외환은행 합병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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