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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오후 1시 무렵, 송파구 장지동 분당선 복정역 인근에 문을 연 총 673가구 규모의 ‘엠코타운 센트로엘’아파트(전용면적 95~98㎡) 모델하우스 앞.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서 있는 방문객들은 150m가량 긴 줄을 이었다. 지난해 청약 불패 신화를 썼던 위례신도시에서 올해 처음 분양되는 아파트란 기대감 때문인지 약 8000㎡ 규모의 모델하우스 옆 공터에는 이날 오전부터 몰려든 차량 600여대가 빼곡히 들어찼다.
모델하우스로 향하는 길 양옆으로는 비닐 천막으로 만든 70여개의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소)이 빈틈없이 자리 잡았고, 중개업자들은 양손에 전단지와 명함을 들고 방문객이 지나갈 때마다 홍보에 열을 올렸다. 넓이가 15㎡ 남짓한 떴다방 비닐 천막 안에서는 분양 및 투자 상담을 하는 예비 청약자들로 북적였다. 모델하우스 안은 각 전용면적별 유니트(Unit·모형 집)를 살펴보는 방문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내부에 마련된 16개의 상담 부스에는 빈자리가 없었고 상담 대기자만 50여명에 이르렀다.
송파구 잠실동에서 온 40대 주부 김유정씨는 “지금 살고 있는 전용 85㎡형 아파트 전셋값이 1년만에 1억원이 올라 이제는 집을 사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엠코타운 센트로엘의 3.3㎡당 평균 분양가가 1700만원 정도로 전셋값과 비슷해 이번에 꼭 분양받고 싶다”고 말했다. 현대엠코는 엠코타운 센트로엘 모델하우스에 개장 이후 첫날 7000명을 포함해 주말 사흘(14~16일)간 약 3만명이 다녀갔고 밝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오랜 침체를 겪어온 주택 시장에 새해 들어 봄 기운이 감돌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둘째주 전국 아파트값은 전주대비 0.1%오르며 24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서울·수도권 아파트값은 0.12%가 올라 전국 평균치를 웃돌았다.
최근 몇년간 거래절벽이 반복되던 1월 주택 거래량도 뚜렷한 회복세다. 지난달 전국 주택 거래량은 지난해 1월(2만7070건)보다 2.2배 늘어난 5만8846건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4840건으로 전년 동월(1134건)보다 4배 이상 급증했다. 또 2월 매매량은 지난 13일까지 3019건으로 이미 전년 동월 매매량(2937건)을 넘어섰다.
분양시장도 활기를 띄고 있다. 서울·수도권의 올해 첫 대규모 분양으로 관심을 모았던 금천구 독산동 ‘롯데캐슬 골드파크’아파트(1497가구)는 이달 13일 1·2순위 청약에서 전용 59㎡형과 71㎡형이 모두 1순위 마감되며 최고 5.39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또 시장이 한동안 주춤했던 부산지역의 ‘남풍’(南風)도 거세다. 이달 동래구 사직동에 분양한 ‘사직역 삼정그린코어 더 베스트’아파트(232가구)는 무려 50.3대 1의 청약경쟁률로 전 가구 1순위 마감됐다. 이 아파트는 중대형인 전용 91·114·120㎡형까지 최소 ‘5대 1’이상의 높은 청약경쟁률을 보였다.
동래구 안락동 황금공인관계자는 “이 아파트는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데도 좋은 입지와 부동산 시장 회복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청약자가 대거 몰렸다”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정부가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부동산 규제 완화 및 세제 정책들이 일관성을 가지면서 시장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며 “계속된 전세난으로 실수요층의 매매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상반기에는 시장이 뚜렷한 회복기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