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중국시장이 저점을 찍고 반등하고 있다는 분석이 잇따르면서 중국펀드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중국본토 펀드에 ‘스마트머니’가 몰리고 있는 반면 홍콩H펀드는 지속적으로 자금유출이 나타나고 있어 향후 투자전략 ‘플랜B’를 염두에 둬야 할 것으로 보인다.
7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5일 현재 올해 중국본토펀드에는 52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최근 3개월에만 무려 804억원 규모의 자금이 쏠렸다. 중국본토펀드는 최근 1년 수익률이 마이너스 10.18%, 최근 6개월 성과가 마이너스 8.86%, 3개월 0.03% 기록해 좀처럼 플러스로 돌아서지 못하고 있다.
반면 홍콩H펀드는 최근 1년 수익률이 7.11%, 6개월 수익률이 2.44%, 3개월 11.70%에 달하고 있지만 자금이 지속적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연초 이후 1조8352억원이 유출됐고 최근 3개월에만 6589억원이 빠져나갔다. 중국본토펀드와 홍콩H펀드의 수익률, 자금유출입이 엇갈린 흐름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중국시장이 저점을 지난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향후 투자전략에 대해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김선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상해종합지수는 2000선을 지지선으로 반등해 2100선을 전후로 박스권 장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현재 상해종합지수 PER은 11.4배”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내년 중국시장은 정치적인 안정화와 경제 개발 계획 시기상 투자가 집중되는 시기”라며 “기업 이익개선이 예상되고 증시·경기 부양책 출시시기가 맞물려 있기 때문에 최근 3년 만에 찾아오는 햇볕시장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같은 중국시장이지만 본토A주 시장은 내부 양적완화에 영향을 받고 홍콩H주는 글로벌 유동성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이를 감안,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투자관점에서 보면 모두가 안 좋다고 이야기할 때가 오히려 투자 적기”라며 “최근 기관 자금을 포함한 스마트 머니가 중국본토펀드로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김 연구원은 “그동안 중국 시장이 급락했고 리스크도 크지만 가치만 따지고 보면 주가수익비율(PER)은 금융위기 이전 수준까지 내려왔다”며 “정권 교체 후 성장성을 생각해보면 지금이 적기라고 판단해 중국을 해외시장 가운데 톱픽으로 꼽고 있다”고 덧붙였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요 증시가 국내총생산(GDP) 규모와 시가총액이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 GDP는 4조5000억 달러 규모지만 시가총액은 30~40% 수준으로 여전히 저평가 국면”이라며 “상승 여력은 많지만 하방리스크는 크지 않다는 점에서 최근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홍콩H펀드의 경우 펀드 리밸런싱(재조정)을 고민해야할 시기라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김 연구원은 “지난 2007년 중국펀드에 물린 투자자들은 최근 엑시트 전략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며 “홍콩H지수를 기준으로 보면 두 달전보다 17% 정도 오른 상황이고 2007년 고점을 기대하기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리밸런싱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배 연구원은 “중국펀드는 장기적으로 보유하고 있으면 제자리를 맴돌 가능성이 크다”며 “투자는 시계를 갖고 봐야 하기 때문에 환매 후 다른 펀드로 갈아타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