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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스포럼]`속 빈 강정` 따로 없네..`G0의 시대`

김기훈 기자I 2011.01.31 09:40:25

힘의 이동·유로존 위기 논의
유로존 위기·인플레 해결 실패

[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닷새간의 일정으로 스위스 다보스에서 치러진 제41차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 포럼)이 30일(현지시간) 막을 내렸다.

이번 포럼의 주제는 `새로운 현실의 공통 규범`으로, 글로벌 정치·경제 권력의 이동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재정 위기 등에 대한 논의가 펼쳐졌다.

세계 각국의 정치 지도자들은 물론 재계와 문화계, 학계 등 각계각층의 다양한 인사들이 참석한 만큼 포럼에 대한 기대감도 컸다. 하지만 올해 역시 예년과 마찬가지로 행사의 규모나 비용 등에 비해 구체적인 성과물이 없어 `속 빈 강정`에 그쳤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 힘의 이동·유로존 위기 등 주요 의제로

이번 포럼에서는 중국과 인도 등 금융위기 이후 고성장을 거듭하며 국제 사회의 중심으로 떠오른 이머징 국가들의 역할 확대에 대해 최대 초점이 맞춰졌다.

참석자들은 이머징의 성장세가 앞으로도 선진 시장을 앞설 것이라는 의견에 동의하며, 글로벌 권력이 서양에서 동양으로 넘어가는 것은 물론 북반구에서 남반구로 이동하고 있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글로벌 경제 전망에 대해서는 작년보다 나은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은 가운데 부정적 요인들을 고려,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도 보였다.

최근 국제 사회의 우려를 낳고 있는 아랍권 민주화 시위와 관련해선 집회와 표현의 자유라는 기본권을 존중할 것을 이집트 정부에 촉구했다.

◇ 유로존 낙관론 `일관`..실망감만 안겨

그러나 글로벌 힘의 이동과 함께 참석자들이 열띤 논의가 기대됐던 유로존 재정 위기 확산에 대해선 뚜렷한 대응 방안을 찾지 못했다. 해결책 마련의 열쇠를 쥔 유럽 주요국 지도자들은 위기 극복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으로 일관, 급한 불 끄기에만 열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프랑스 재무장관은 "유로존 위기가 최악의 채무 위기를 벗어나 이제 막 코너를 돌았다"며 "유로존이 다시 위기를 겪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도 "유로화는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유로존 17개국이 현재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유로안정기금(EFSF)의 채권 발행이 호조를 보인 것을 낙관론의 배경으로 들었지만 포르투갈과 스페인 등 또 다른 재정불량국들의 구제금융 우려가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동반하지 못한 이 같은 주장은 실천적인 합의를 기대했던 이들에게 실망감만 안겨줬다.

◇ 인플레 해결책 도출 실패..입장차만 확인

전 세계에서 핫이슈로 떠오른 인플레이션 문제에 대한 합의점도 찾지 못했다.

미국은 인플레 해결을 위해선 이머징국가, 특히 중국의 위안화 절상이 필요하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고 이에 대해 중국은 미국의 양적완화가 자국을 비롯한 이머징국가들의 인플레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맞섰다. 결국 선진 시장과 이머징 시장의 견해차만 확인한 셈이다.

이처럼 대형 이슈들에 대한 논의가 성과 없이 끝나면서 글로벌 차원의 문제를 해결할 주체가 없다는 주장이 힘을 얻었다. 이번 포럼에 참석한 `월가의 비관론자`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포럼 폐막 후 트위터를 통해 "지금은 리더십이 없고 협력 체제가 없는 G제로(0)의 세계"라고 지적했다.  

그는 "주요 20개국(G20)은 G0로 변해가고 있으며 이들은 글로벌 정책적 이슈들에 대해 서로 다른 의견들만 내놨다"며 이번 포럼에 대해 혹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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