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IPO 임박..월가 시선은 "싸늘"

피용익 기자I 2004.08.12 10:32:42

"상장 후 당분간 매수하지 말라"
"증시 침체기..IPO 시기 부적절"
"기술주 반등 모멘텀 못될 것"

[edaily 피용익기자] 하반기 미국 증시의 최대 이벤트로 떠오른 구글의 기업공개(IPO)가 임박했지만 이를 바라보는 월가의 시각은 대단히 차갑다. 상장 후 당분간은 구글 주식을 매수하지 말라는 권고가 잇따르는가 하면 시기가 적절치 못하다느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한 당초 예상과는 달리 구글의 증시 상장이 기술주에 반등 모멘텀을 제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당분간 관망하라 11일(현지시간) CNN머니는 구글의 상장 후 최소 몇주 동안은 구글의 주식을 매수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거래 초기에 주가 하락이 예상되므로 관망세를 유지하며 주가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구글 주식 매수에 신중해야 하는 첫째 이유는 지나치게 높은 공모가 때문이다. 구글은 현재 108달러~135달러의 공모가를 책정해 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구글의 사업 영역과 내년 수익 예상치, 그리고 경쟁 업체의 주가를 고려할 때 95달러~100달러가 적당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상장 후 첫 수개월 동안 구글 매물이 쏟아질 것이라는 점도 구글 매수를 늦춰야 하는 이유로 지적되고 있다. 거래시작 15일 후부터 보호예수 기간이 끝나 구글 임직원들이 보유하고 주식이 시장에 넘쳐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 15일 후 460만주를 시작으로 90일 후에는 3910만주가 풀릴 예정이어서 가격 하락의 여지가 충분하다는 전망이다. 또한 다음 달 마이크로소프트(MS)가 검색엔진 시장 진출에 대한 세부 계획을 내놓는다는 점도 구글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기가 좋지 않다 구글의 기업공개 시기가 좋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올들어 기업들의 증시 상장이 예년에 비해 증가세를 나타냈지만 하반기 들어선 IPO 시장이 다소 부진하다. IPO 시장 침체는 물론 주식시장의 침체에서 비롯된 것이다. 톰슨퍼스트콜에 따르면 지난 주에만 7개 회사가 기업공개를 연기했다. 나노기술 업체로 주목을 받았던 나노시스도 여기에 포함됐다. 나노시스는 "자금 시장의 변동성으로 인해 기업공개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구글이 기업공개를 실시할 경우 시초가격이 공모가를 밑도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올 해 상장된 기업들의 3분의 1 이상이 시초가가 공모가를 밑돌았고 , 절반 이상은 현재 평균 3.5%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톰슨퍼스트콜의 리처드 피터슨 스트래티지스트는 "주식 시장이 관망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물량이 많아 시초가가 공모가보다 낮게 형성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주 반등 모멘텀 주지 못할 듯 구글의 기업가치는 290억~362억5000만달러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 지수에 편입된 기업의 평균인 212억5000만달러에 비해 훨씬 높은 수준이다. 이러한 점에서 구글의 기업공개를 다른 기업들과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도 있다. 11일 스트리트닷컴은 그러나 구글이 성공적인 기업공개를 마치더라도 이 이벤트가 기술주 전반의 반등 모멘텀이 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예전 넷스케이프나 시스코가 상장될 당시만큼의 막대한 효과는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구글이란 기업에서 새로운 것을 찾을 수 없기 때문. 넷스케이프 커뮤니케이션의 폴 쿤츠 영업 부사장은 "지난 95년 넷스케이프의 IPO가 큰 영향을 미쳤던 것은 넷스케이프가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시장에 소개했기 때문"이라며 "이제 모두가 인터넷을 아는 상황에서 구글의 상장에 따른 효과는 당시와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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